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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어린왕자가 이기다


결국 박영훈이 요다를 꺾고 이겼다. 우승상금 1천5백만엔과 함께 트로피 대신 주는 도자기가 그의 것이 되었다. 시상식장에 준우승자인 요다는 나오지 않았다. 19세의 새 챔피언은 계속 벙글벙글 웃고 있었다. 만화가이며 아마추어 5단의 애기가인 박수동은 박영훈이 이긴 요인을 세 가지로 말했다. 첫째는 바보같이 착한 얼굴. 둘째는 무서운 끝내기. 셋째는 아빠의 뒷바라지. 그리고 이 요인들은 이창호의 경우와 똑같다고 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반년 전에 조치훈에게 요술 같은 역전패를 당한 것이 오늘 승리의 묘약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패배가 있었기에 오늘의 승리가 가능했다고 굳게 믿는다. 박영훈은 오늘의 승리로 세계프로바둑의 역사를 새로 쓰게 했다. 최연소9단(19세)의 신기록과 최단기간9단(4년7개월)의 신기록이 작성되었다. 송아지 삼총사 가운데 가장 먼저 세계 타이틀을 따냈다. 준우승만 해도 보장되는 병역면제는 두말할 필요도 없게 되었고…. 이 바둑을 두기 전날밤 꿈을 꾸었다고 한다. 요다와의 대국에서 고전 끝에 완패를 당하는 꿈이었다. 고전은 고전이었으나 결과는 승리였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 박영훈은 동행했던 유창혁, 송태곤, 류시훈 등과 화끈한 술자리를 가졌다. 술실력이 신통치 않은데도 계속 마셔대다가 기절해 버렸다. 그가 우승한 7월 5일은 어머니의 생일이었다. 원래 요다는 ‘황태자’라는 별명을 가진 사내이고 박영훈은 ‘어린 왕자’라는 별명을 가진 소년이다. 38세의 황태자는 19세의 어린 왕자에게 지게 되어 있는 것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195수 이하줄임 흑1집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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