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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그래도 경제대통령이다

[데스크 칼럼] 그래도 경제대통령이다 조희제 부국장대우 정보산업부장 hjcho@sed.co.kr "방학 동안 새벽부터 저녁까지 두세가지 알바를 해도 등록금 마련하기도 벅차요. 취업하기 힘들어 졸업하기가 겁나죠. 글쎄요. 정부가 바뀌면 괜찮은 일자리가 생기려나요." 신학기를 앞두고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에 정신이 없는 한 대학생의 푸념이다. 25일 떠들썩하게 이뤄진 이명박 정부의 출범이 이 대학생에게 부푼 희망과 기대를 주기에는 현실이 너무 각박한 것 같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뭔가 달라질 거라는, 그래서 좀더 살기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보내며 아지랑이 같은 희망을 걸어보려는 게 국민들의 심정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60년대와 70년대의 산업화, 80년대와 90년대의 민주화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선진화를 내세웠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두 달 동안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액션플랜들을 내놓았다. 정치라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제거하면서 희망이라는 상품을 국민들에게 파는 행위라고 비유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정치소비자인 국민들의 눈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그것도 대박이었다. 국민들이 선진화라는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상품에 자신의 한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얽매이고 한물간 이념논쟁에 매몰되는 것을 국민들이 온몸으로 거부한 면도 컸지만 그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에 기대를 걸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부 앞에 놓여진 길은 험난하다. 이명박 정부가 내놓을 희망상품에 대한 믿음을 벌써 거두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나라 밖으로는 세계경제 침체가 가장 큰 불안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경제가 조만간 불황에 빠질 것이고 세계경제에 직격탄을 날려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으로는 규제완화, 작은 정부, 일자리 창출, 교육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출범도 전에 뒤뚱거리는 이명박호의 진로를 보노라면 불안감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조직개편 문제만 해도 그렇다. 작은 정부가 절대선이라는 전제하에 추진해온 정부조직개편은 야당의 반발로 한발짝 물러서면서 상처를 입었다. 협상 없는 정치 없다고 변명할지 모르겠지만 벌써 기싸움에서 밀린 모양새다. 장관인선 문제는 더욱 불안하다. 돈 많은 장관 후보자를 대놓고 욕할 수는 없지만 국민정서와는 동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높다. 능력과 국가관만 괜찮다면 부동산투기나 논문표절 등 불법적인 행위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정치소비자인 국민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낮춰보는 발상이다. 출발선에 선 이명박 정부가 다시 한번 새겨야 하는 것은 지난해 대선 당시 내걸었던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물론 검은 머리 외국인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특검의 발표대로라면 경제대통령의 이미지가 다소 바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의 '탱크'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대통령의 인품이 좋아 정치적 소신을 높이 사서 대한민국호를 이끌 선장으로 뽑은 것이 아니라 최고경영자 출신이니 적어도 다른 후보자보다는 내 주머니를 좀 두둑하게 해주겠지 해서 아까운(?) 한표를 던졌다는 유권자들이 많다. 경제를 살리는 데 품위가 무슨 소용이 있고 사상이 무슨 관계가 있냐는 얘기다. 조금이라도 나라살림ㆍ가계살림이 펴져 괜찮은 알바 자리라도 맘놓고 구할 수 있고, 시장에서 별 걱정 없이 장바구니에 찬거리를 담을 수 있고, 해고 걱정 없이 직장에서 일할 수 있고, 하루 매상 걱정 않고 가게문 여는 조금은 살 만한 세상을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 산과 들에는 봄내음이 풍겨온다. 국민들은 봄내음만큼이나 이명박 정부의 경제희망 메시지도 피부로 느끼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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