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학생들 수업 집중도 크게 높아져

■ '교과교실제' 시범학교 서울 언북중 가보니…<br>생활지도에도 이점… 친구 사귈기회 부족 부작용도

교과교실제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언북중학교의 1학년 학생들이 1교시 한문수업을 받기 위해 강의실로 모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19일 오전 8시5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언북중학교 1학년 3반 한문실. 담임교사의 조례가 끝나자 학생들이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느새 3반 학생들은 모두 다른 교실을 이동하고, 다른 반 학생들이 1교시 한문 수업을 듣기 위해 교실로 모여들었다. 이윽고 9시 수업종이 울리자 교실에선 이은영(40) 한문교사가 시청각 자료를 이용해 수업을 시작했다. 여느 학교처럼 수업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난 뒤 교사가 교실에 들어설 때까지 지체되는 시간은 없다. 학생들도 금새 수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교과교실제’ 시범학교로 지정된 언북중은 올해 모든 교과로 이를 확대,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학교 리모델링 공사는 이달 들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학생들을 위해 전에 없었던 사물함과 탈의실, 휴게실 등이 만들어졌고, 각 교과에 맞춰 교실별로 시청각 시설이 갖춰졌다. ◇수업 집중도 몰라보게 향상= 교과교실제 도입 후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가 크게 향상됐다. 강재연(33) 국어교사는 “학생들의 수업 몰입도가 몰라보게 높아졌다”며 “교사 1명이 1개 교실을 맡아 상주하다 보니 수업준비가 수월하고, 학생에게 45분 수업시간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1학년인 한정일(14)군은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하게 되고 이로 인해 수업의 집중력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교사가 자신의 수업 기자재를 직접 관리하다 보니 기자재 파손 걱정도 없다. 또 교과교실을 학습자료를 개발할 수 있는 연구실로 활용할 수 있어 교재ㆍ교수법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언북중은 교과교실제를 통해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맞춤식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과목(영어ㆍ수학)은 ‘2학급 3교실제’로 총 66명의 학생을 3개의 교실로 나눠 수준별(심화ㆍ도약ㆍ기초) 학습을 진행,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1학년 박진우(14)군은 “수준별로 자기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해 이해가 더 쉽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연구부장을 맡고 있는 안미숙 교사는 “성적이 좋은 반은 좋은 반 대로, 상대적으로 안 좋은 반은 안 좋은 반 대로 수업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언북중은 사이버캠퍼스를 운영,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동시에 수업의 질 향상도 꾀하고 있다. ◇학생 생활지도 쉬워, 쉬는 시간 부족 불만도=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교과교실제를 도입할 경우, 학생들이 소속 반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문영두(45) 교사는 “쉬는 시간 교사들이 교무실로 다 모이는 순간 그 많은 교실은 학생들만 남는 공간이 되는데 그때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오히려 교실 곳곳에 교사가 가까이 있기에 학생 생활지도는 더 쉬워지고,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교실제는 아직 도입 초기 단계라 일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동수업을 하다보니 친구들과 친해질 시간이 부족한 것. 초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교과교실제는 그런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 여학생은 “수준별 이동수업을 계속 하다보니 누가 같은 반 학생인지 아직도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또 학생들은 매 시간마다 교실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토로했다. 교과교실제를 도입하더라도 45분 수업과 10분 휴식은 변함이 없다. 이신우(57) 교장은 “아직은 시작단계라 적지 않은 부작용도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준다면, 더 수준 높은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