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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는 치료가 가능한 질병”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박상영 기자
“국내 인구의 10%가 앓고 있는 당뇨병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죽을 때까지 치료가 안 되는 병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말입니다.”
건국대 충주병원(충주시 교현2동ㆍ043-840-8200) 최수봉 교수는 당뇨는 제대로 고치지 않으면 눈을 멀게 하고 신경과 신장에 이상을 부를 뿐만 아니라 심장병 등을 유발해 `무서운 병이고 비참한 병`이라는 표현을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확신한다.
정확히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예를 들면 식이-운동요법의 경우 혈당은 1.5%, 약물요법을 쓰면 2% 밖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최 교수가 개발한 인공췌장기(인슐린펌프)를 이용하면 9%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인공췌장기는 최 교수가 개발, 지난 2000년 미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당뇨병 치료기. 국산 진단 및 보조기가 FDA 승인을 받은 적은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는 기기가 승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인공췌장기를 이용한 치료법을 FDA가 승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환자라고 해도 식사량을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배불리 먹으면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이 당뇨병입니다. 인공췌장기를 이용할 경우 합병증이 오기 전의 초기환자(진단 받은 지 1~5년)라면 평균 80%는 치료가 됩니다.”
최 교수는 내년 3월 유럽당뇨병학회에서 지금까지 임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가 “당뇨병은 충분히 먹고 치료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지금까지 임상결과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외국(미국)의 식단은 50%가 탄수화물이고 30%가 단백질, 나머지 20%가 지방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단을 보면 탄수화물이 70%이고 단백질은 25%, 지방은 5%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서양이론이나 임상결과를 중심으로 식이요법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입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영양분의 섭취 구성비율이 크게 다른데도 서구 기준으로 치료식단을 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환자의 외형 차이도 크다. 미국의 당뇨병 환자는 80% 이상이 비만인이지만 우리나라 환자는 90% 정도가 마른 체형이다. 비만하다고 느낄 정도는 1~2% 밖에 안 된다. 최 교수는 이 역시 치료법이 달리라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환자가 비만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미국식 치료법은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국형 당뇨병의 치료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종이 다르고 식사습관에 차이가 있고 환자 유형마저 다른데 어떻게 그들과 같은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최 교수는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한다는 것은 미국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기준이 될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치료는커녕 오히려 영양실조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인체에너지 수급 개념을 잘 잡아야 합니다. 정상적으로 음식을 먹어도 전체 칼로리의 50%는 몸 밖으로 나가는데 적게 먹어 치료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국내 환자는 인슐린 부족현상이 뚜렷하므로 모자라는 양을 생리학적 방법으로 공급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공췌장기를 이용한 치료법이지요.”
인공췌장기를 이용해 치료하기 위해서는 1~2주일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정밀검진과 일반치료ㆍ사용법 전반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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