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포괄주문' 허용

금감원, 국내 지점통해 외화자산 운용때

다른 나라에 있는 지점을 통해 외화자산을 운용하면 ‘포괄주문’이 가능하게 됐다.

18일 금융감독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피델리티 등 외국계 금융기관이 국내 자산운용시장에 진출하는 데 장애가 됐던 포괄주문 허용 여부에 대해 ‘외화자산운용’을 다른 나라에 위치한 지점에 위탁하면 허용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포괄주문 허용대상에서 국내 유가증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포괄주문 여부를 놓고 국내시장 참여에 유보적이던 피델리티는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피델리티자산운용㈜’ 설립을 위한 자산운용업 본인가신청서를 최근 제출, 이르면 내년 1월 말부터 국내영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또 피델리티의 본인가 신청에 대해 “피델리티는 외화자산운용을 홍콩지점 등에 위탁하고 국내 지점의 피델리티자산운용에서는 국내 유가증권 운용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델리티는 해외본사가 각국에서 활동하는 피델리티운용사의 주식매입 주문내역을 받아 취합한 뒤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놓고 ‘포괄주문 허용’을 강하게 요청해왔다.

금융당국 역시 그동안 “주문량의 배분 방법, 내부 통제장치 등 국내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정장치 없이 포괄주문을 전면적으로 허용해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피델리티는 운용하는 돈만 1조달러에 달하고 고객만도 줄잡아 1,900만명에 이르는 세계최대의 미국계 자산운용사다.

지난 2002년까지는 피델리티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기업이 거의 없었지만 최근 들어 금호전기와 LG필립스 등 첨단산업 분야와 꾸준한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해운주 등을 사고팔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