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3일자로 취임 1년을 맞는다. 박 대표는 탄핵의 후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치던 지난해 3월23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과도체제의 대표에 선출된 후 4ㆍ15 총선에서 선전함으로써 화려하게 떠올랐으나,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박 대표의 지난 1년은 성공과 도전, 시련의 연속이었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4ㆍ15 총선에서 영남권을 석권하며 개헌저지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당의 과거사 재조명과 뒤이은 한일 외교문서 공개, 정수장학회 파문 등으로 인해 시련도 겪었다. ‘아버지 박정희’가 박 대표의 기반인 동시에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 셈이다. 박 대표는 “박정희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어달라”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도했고, 지난달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고,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박근혜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리더십의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연말 임시국회에서 국가보안법에 대한 보수적 입장과 과거사법에 대한 소극적 대응, 최근 행정도시법 통과에 따른 당 내분 등은 박 대표의 취약점을 보여준 사례다. 특히 ‘수도분할반대 투쟁위원회’가 박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박 대표의 측근이었던 박세일 의원이 의원직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등 박 대표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최대 지지세력이었던 소장ㆍ개혁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도 최근 비판 세력으로 돌아섰다.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 방문시 대북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 불만이 적지 않다. 여기에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들의 견제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대표 취임 주년을 맞는 박 대표가 당 안팎의 도전을 무난히 통과하고 ‘검증된 차기주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해법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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