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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찬바람 부는 美 '코리아타운'

중국, 중동 출신 이민자들이 저가 제품을 내세워 뉴욕시장을 공략하자 뉴욕 코리아타운 경기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에서 가방을 팔고 있는 K씨는 요즘 한숨을 쉬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원래는 휴대폰 단말기 판매사업을 하다가 장사가 되지 않아 가방판매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가방을 사려는 손님은 별로 없고 들어간 투자비용은 많아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미국에 이민 온지 20년이 넘었지만 요즘처럼 코리아 타운 경기가 나빴던 적은 없었어요. 2001년 9ㆍ11테러 때보다도 더 심해요. 코리아타운을 떠나 남미로 다시 이민을 가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어요” 중국, 인도, 파키스탄, 중동 출신 이민자들이 값싼 제품을 내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통에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소재 코리아타운은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지만 코리아타운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코리아타운에는 400~500개의 한인 상가들이 모여 있다. 주로 가방과 모자,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지난 90년대만 하더라도 코리아타운은 활기가 넘쳤지만 최근에는 중국, 인도 출신들의 저가(低價) 공세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말았다. 김요현 맨해튼한인회 회장은“한인들이 상점을 중국인 등 이방인들에게 넘겨주거나 아예 지방으로 점포를 옮기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2000년 이후 한인상가 수가 30~40% 가량 줄어들 정도로 코리아타운이 옛날의 화려했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와 중동 출신 상인들은 가방과 모자, 의류제품을 본국에서 직접 조달해 코리아타운에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한국제품의 30~50%에 불과할 정도니 무서운 경쟁력을 발휘한다. 한인 상인들도 가격이 비싼 한국 대신 동남아와 중동에서 제품을 들여와 가격차이를 좁히려고 하지만 제품의 질과 정보면에서 뒤쳐진다. 임대료 상승도 골치거리다. 브로드웨이의 경우 20평 정도의 점포면 매월 3~4만 달러의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최근 2년 동안 30% 이상 급등한 것이다. 한인들은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시도하고 있다. 동남아 등 이방인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연구하는 단체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 비싼 임대료를 혼자 부담하기 보다는 여럿이 공동으로 가계를 마련하고 한 개의 상점에서 여러 개의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는 전략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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