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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현장을 가다] <2> 구미 화섬업계

"한계 직면" 동력바꿔 탈출 모색, 원자재값 급등 직격탄 맞고 '중환자 신세'<br>노조파업에 社측 배수진 '벼랑' 인식 공유..전자재료·신사업 진출·고강도 구조조정도

[불황 현장을 가다] 구미 화섬업계 "한계 직면" 동력바꿔 탈출 모색, 원자재값 급등 직격탄 맞고 '중환자 신세'노조파업에 社측 배수진 '벼랑' 인식 공유..전자재료·신사업 진출·고강도 구조조정도 구미의 화섬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코오롱 구미공장의 근로자들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전자소재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 원자재난 '허덕' 공장 절반 '스톱' “한계에 온 것 같다.” 철마가 서울에서 남으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구미에서 만난 H화섬업체의 L사장은 회사의 경영상황을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L사장뿐만 아니라 국내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를 떠받치고 있는 구미의 화섬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구미를 대표하는 화섬업계가 원자재 가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구미 경제는 숨이 막 넘어가는 ‘중환자 신세’가 됐다는 설명이다. 화섬업체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수출가격에 조금 반영하려고 하면 장기구입선마저 중국ㆍ인도ㆍ동남아시아 등으로 등을 돌리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한계상황은 지난 6월 이 지역의 최대 섬유업체인 코오롱의 파업과 ‘집단해고’로 나타났다. 코오롱사측은 노조의 파업에 대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나왔다. 예전 같으면 적당히 임금을 올려주고 노조를 다독거렸겠지만 이번에는 노조간부 11명을 전격 해고했다. 윤성민 코오롱 구미공장 경영지원실장은 “회사가 얼마나 절실히 어려운지 알지 못했던 노조원들이 불법적으로 계속 사업을 방해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윤 실장은 “불행 중 다행이라면 한 차례 홍역을 겪고 난 뒤 노조원들이 회사가 사실상 벼랑 끝에 있음을 이해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실장의 고충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 30년 이상 구미에서 실밥을 먹으며 국내 5대 화섬업체인 동국무역의 생산본부장에 오른 남한진 전무는 “유가급등으로 화섬원재료 가격이 40% 이상 올랐는데 이 같은 원료난은 앞으로 2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화섬업체 가운데 절반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화섬업계의 성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구의 직기수는 최근 3~4년 사이에 10분의1로 줄었으며 구미의 D사가 구미상공회의소 명부에서 사라졌고 K화섬도 비슷한 운명을 맞을 상황이다. 구미 화섬업계에는 이미 SㆍH 등 업체의 부도설이 담긴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 하지만 화섬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오기로 땀을 흘리고 있다. 코오롱은 장기파업을 통해 실 대신 전자소재를 구미공장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대체하고 있다. 매출비중에서 원사를 줄이고 전자재료 등 신사업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워크아웃 중인 동국무역은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새한은 신사업 부문(필터사업) 강화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긴 불황의 터널을 뚫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섬유산업은 무역수지 흑자에 여전히 큰 기여를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고용 측면에서는 어떤 산업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 “섬유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고용과 한국경제 회생에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 경제의 양 축은 섬유산업과 욱일승천하는 전자산업이지만 고용비율은 여전히 섬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4-10-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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