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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류우드

경기도가 이제 막 부지조성을 마치고 사업자 선정에 착수한 ‘한류우드(韓流-Wood)’에 쏠리는 눈길이 적지않다.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한류문화의 메카이자 유니버셜스튜디오에 버금가는 세계적 테마파크가 국내에도 들어설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거침없는 기세로 질주하던 한류가 ‘혐한류’ 등의 심상치 않은 역풍에 부닥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대는 더욱 커진다. 그런데 벌써부터 잡음이 만만치 않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테마파크와 수익성이 월등한 상업ㆍ주거복합시설 등의 부지를 3개로 쪼개 개발하겠다는 방침이 확정되자 몸통(테마파크)은 부실해지고 팔다리(상업시설)만 활개를 치는 기형적 모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류우드에 인접한 일산 킨텍스(KINTEX)와 주변 지원시설용 금싸라기 땅들이 아직 자리를 제대로 못 잡고 있는 것도 지구 전체를 유기적으로 엮는 통합개발의 필요성을 뒷받침해준다는 것이다. 당초 유력시됐던 단일 컨소시엄에 의한 통합개발 방식에서 방향을 선회한 데는 ‘특혜 시비’에 대한 부담과 단일 컨소시엄에 대한 통제곤란 가능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관련 용역연구를 수행한 경기개발연구원은 한현규 전 원장이 나서 통합개발을 지지했지만 한 전 원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후 결론을 바꿨다. 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매우 민감하고 말썽이 많은 문제라서 숱한 검토와 고민을 거쳤다”며 “통합개발로 결정났어도 뒷말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류우드가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 어느 개발방식이 더 바람직한지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은 별 수익성이 없어 보이는 테마파크 부지라도 경기도의 기대대로 디즈니랜드ㆍ유니버셜스튜디오 등 굴지의 사업자가 투자를 결정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반대로 단일 컨소시엄이 한류우드 전체를 통합개발한다고 해서 반드시 경쟁력 있는 테마파크가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국가적 프로젝트의 결정적 흐름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책상 위에서 결정되고 훌륭한 통합개발 아이디어를 수렴할 기회조차 닫아버렸다는 점은 아쉽다. 직접 비교할 대상은 아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개발 아이디어를 전세계에 공모해 뛰어난 수작들을 다수 확보한 정부의 매끄러운 일 처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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