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플라자] 투박한 겨울옷도 연출하기 나름

옷깃 속으로 파고드는 겨울 바람이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이런 날엔 `멋`을 고려할 겨를도 없이 두터운 옷으로 손을 뻗게 된다.

이 때문에 겨울철 거리를 오가는 여성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지켜보면 상당수가 남성적이라고 느끼게 된다. 보온성을 중요시 하는 겨울 옷 중엔 남성복처럼 실루엣이나 소재가 투박하고 밋밋한 스타일이 많기 때문이다. 더플 코트나 가죽 재킷, 두툼한 코듀로이 바지 등이 좋은 예다.

하지만 이런 남성복처럼 투박한 느낌이 나는 아이템들도 조금만 신경 써서 갖춰 입는다면 여성미 넘치는 사랑스러운 옷차림으로 연출할 수 있다. 김상연 GV2 디자인실장이 제안하는 겨울 패션 연출 법은 다음과 같다.

◇더플코트 = 최근 몇 년 새 남녀 공용 겨울 코트로 자리 잡은 더플코트는 원래 거친 모직 소재의 군용 코트였다. 2차세계 대전 후 더플 코트는 스포츠 코트로 자리 잡으면서 일상적인 의복이 됐다.

더플 코트는 면 바지나 한창 유행중인 코듀로이 바지와 함께 입으면 편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상의로는 단색 셔츠나 스웨터가 무난하다. 더플 코트에 롱 부츠와 체크무늬 미니 스커트를 입으면 경쾌하고 귀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짧은 가죽 재킷 =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는 일명 `폼생폼사`오토바이 족의 단체복처럼 여겨졌던 옷. 바로 짧은 가죽 재킷이다. 거친 남성들만의 옷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성들이 입었을 땐 섹시하면서 활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재킷 색상과 비슷한 상의를 안에 받쳐 입고 바지도 같은 계열의 색상으로 고르면 세련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헌팅 캡=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헌팅 캡(hunting cap)은 사냥 할 때 쓰던 모자였다. 한동안 골퍼를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올 겨울엔 일상의 멋쟁이들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단색의 헌팅 캡을 쓸 땐 체크나 줄 무늬가 있는 상의를 입으면 멋스러움을 더할 수 있다. 굵직하게 짠 니트 숄을 상의에 두르고 헌팅 캡을 쓴 후 요즘 유행하는 크리스털 귀걸이나 목걸이로 포인트를 주면 이국적인 느낌을 풍길 수 있다.

<정영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