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리기업 538만곳 가운데 99%가 중소기업이고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1,785만명의 88%가 중소기업에 종사한다는 의미의 '9988'에서 보듯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반면 수출에서 점유하는 비중은 지난 2000∼2012년 연평균 30%에서 2012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인 18.8%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우리나라 성장전략의 아이콘은 선진기술을 따라가는 추격형(fast follower) 전략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혁신전략의 패러다임을 선도형(first mover)으로 전환해야 한다. 애플의 스마트폰과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세상에 없는 최초 기술과 제품을 만들고 필요한 기술을 기업이 즉시 조달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선순환적 기술사업화 체계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의 정부 연구개발 사업 활용이 효율적이다. 최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과 한국기계연구원(KIMM)이 조사한 '산업통상자원부 제조기반 산업 핵심사업 중심의 성과분석' 결과를 보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수행한 기술개발 결과물이 중소기업으로 유입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중소기업 스스로 진행하는 사업의 경우 연구개발비 1억원당 5억원의 매출 효과가 있는 반면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는 사업의 경우 18억원의 매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추격형 연구개발(R&D) 전략에 따라 신시장을 창출하는 블루오션 분야보다 경쟁이 심한 레드오션 분야에 많은 재원을 투입해왔다. 기존 제품을 개량하거나 원가구조를 개선해 틈새시장에 신속히 진입하는 전략을 펼쳐온 것이다. 앞으로 선도자로서의 기술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미래산업 엔진 핵심기술을 도전적으로 개발하고 그 기술을 중소기업이 이어받아 세계시장으로 달려 나간다면 창조경제의 결실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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