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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장녀 제외한 유족들 "유골 위치만이라도 알고 싶다"

"어머니, 유산분쟁 추접하다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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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작고한 작가 천경자(1924~2015) 유족들이 27일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왼쪽부터 장남 이남훈, 차녀 김정희, 사위 문범강, 차남 고(故) 김종우의 미망인인 며느리 서재란.

"어머니(천경자의 유골)를 어디에 모셨는지 만이라도 알고 싶습니다."

지난 8월 6일 미국에서 외롭게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천경자(1924~2015)의 둘째 딸 김정희(61) 씨가 울먹이며 말했다.

천 화백의 장남 이남훈(67·건축가)과 차녀 김정희(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와 그 남편 문범강(미국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 막내 아들인 고(故) 김종우 씨의 미망인 서재란 씨 등 천경자 유가족은 27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천 화백을 줄곧 간병 해 온 장녀 이혜선(70·섬유예술가)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유가족을 대표해 말문을 연 차녀 김정희 씨는 "어머니가 8월 6일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미국시간으로 지난 10월 18일에, 불행히도 한국의 은행으로부터 유족(장남 이남훈)에게 은행계좌 해지 동의를 요구하는 연락을 받고서야 알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어머니의 별세를 알리지 않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장녀 이혜선 씨에 대해 "아무리 언니가 어머니 일에 대해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나머지 형제들에게 고통스러운 일을 안겨줬어도 포기하고 참고 있었던 것은 어머니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였다"라고 말했다. 천 화백은 첫 결혼에서 1남 1녀를 얻었고, 이혼 후 결혼하지 않고 차녀 김정희 씨를 포함한 1남 1녀를 낳았기 때문에 김정희 씨는 호적상으로는 천 화백과 관계가 없다.



천 화백은 1991년 불거진 '미인도' 위작 논란을 계기로 절필한 뒤 1997년 한국의 재산을 정리해 큰딸 이 씨와 함께 미국 뉴욕으로 가 살았다. 천 화백이 쓰러진 뒤로는 그의 재산 및 작품에 관련된 모든 권한은 큰 딸 혜선씨가 위임해 처리해 왔다. 뒤늦은 천 화백의 별세 소식에 이어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유족은 "가족 간 분쟁으로 오인될까 걱정스러웠다"며 "생전 어머님은 다른 문화인 가정에서 선친의 유산을 둘러싼 가족 분쟁을 보시면 '추접하다'하시며 싫어하셨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머니의 작품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소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유작을 둘러싼 재산분쟁 의혹을 일축했다.

유가족은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천 화백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할 지를 검토하다가 일단 취소한 것에 대해 "최근 활동이 활발하지 못했던 것은 노년의 건강악화가 이유였고 어머니의 '사망 미스테리'는 주치의와의 통화와 사망신고로 분명히 확인됐다"라며 "쓸쓸하게 가신 어머니가 생애와 업적에 부합되는 정당한 대우를 받으실 수 있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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