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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대 기업 절반 임금피크제 도입 안해…도입 논의조차 없는 곳도 25%나

정부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 장려하는 가운데 국내 200대 기업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곳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응답기업의 25.1%는 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 자체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가 일정 나이에 도달하면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제도다.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공공기관을 제외한 매출 기준 상위 200대 기업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도입 현황 및 특징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곳은 전체의 51.4%였다. 응답기업(179개) 가운데 23.5%는 제도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으며 25.1%는 논의 자체도 없었다고 경총은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달 13일에 완료됐으며 당시 협상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이달 현재 도입에 합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총은 덧붙였다.

또 이번 조사결과 응답기업 중 노조가 있는 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률이 55.1%로 무노조 기업(39.1%)보다 높았다. 경총은 이에 대해 “노조를 둔 기업은 연공 서열제로 임금 체계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경총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연공 서열 성격이 짙은 자동호봉승급제를 운영하는 비율은 노조 있는 기업이 74.7%, 무노조 기업이 47.2%였다.

한편 노조를 둔 기업들은 상급 노조단체가 없는 경우에 임금피크제 도입 비율이 더 높았다. 노조를 둔 기업 가운데 임금피크제 도입률은 상급 단체가 없는 기업이 78.3%였던 반면 상급단체가 한국노총인 경우 58.8%, 민주노총이면 40.7%로 나타났다.



경총의 이번 조사결과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한 기업 중 47.8%는 내년부터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제도를 도입한 업체는 지난해(21.7%)와 올해(21.7%) 시행시기가 집중돼 있다. 임금조정항목과 관련해선 기본급을 조정한다고 답한 기업이 74.0%로 가장 높았다. 총연봉을 조정하는 경우는 24.0%였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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