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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 구조조정, 대통령부터 의지 보여야 성공한다

1997년 갑자기 닥친 외환위기로 시작된 기업 구조조정은 모두가 살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하지만 구조조정은 대량실업을 부르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당시 정부가 이해당사자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에 성공한 힘은 바로 이헌재라는 카리스마에서 나왔다.

지금 구조조정은 그때보다 더 복잡하다. 그때만큼 위기상황은 아니어서 과감하게 칼을 휘두르기가 부담스럽다. 그때는 기업 재무조정을 하면 됐지만 지금은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리는 산업 구조조정까지 해야 한다. 내년 4월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슈도 있다. 외환위기 때의 이헌재보다 훨씬 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지금 구조조정의 칼을 쥔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는 그런 힘이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헌재는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 김 대통령은 그에게 힘을 실어줬고 정책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임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 구조조정이 성공을 거두려면 대통령부터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구조조정을 담당한 관료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부분이다. 김 대통령이 의지를 보인 외환위기 구조조정은 성공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의지를 보이지 않은 금융위기 구조조정은 실패한 배경이다.



금융위기 때 구조조정 집도의를 맡은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부터 구조조정의 과실이 다음 정권에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것 같다"며 조바심을 내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김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환란을 극복해낸 것"이라며 "이번 기업 구조조정의 과실을 다음 정부가 누리더라도 역사는 박 대통령의 경제적 업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게 진정 구조조정의 의지가 있다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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