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포에서 선보인 현대산업개발의 '한강 아이파크'와 이랜드의 '이랜드 타운힐스'. 3.3㎡당 평균 분양가가 아이파크는 1,025만원, 타운힐스는 990만원이었다. 이 같은 분양가 차이로 타운힐스는 흥행에 성공했고 아이파크는 절반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았다.
하지만 대지비를 제외한 건축비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입주자 모집공고를 보면 전용 84㎡ 4층 이상을 기준으로 건축비가 타운힐스는 1억 9,250만원인 반면 아이파크는 1억6,410만원으로 오히려 아이파크가 저렴하다.
한마디로 공사비와 개발이익 등을 포함한 건축비 기준으로는 아이파크가 훨씬 저렴하다. 3.3㎡ 평균 분양가는 타운힐스가 저렴한데 이는 대지비가 낮기 때문이다. 결국 타운힐스는 아이파크보다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건축비를 받은 셈이다.
◇ 건축비(공사비+개발이윤 등) 편차 너무 커=타운힐스와 아이파크의 층별 건축비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타운힐스의 경우 전용 84㎡ 기준으로 1층과 최상층 건축비 간 차액이 2,700만여원에 달한다. 반면 아이파크는 1,700만여원이다.
통상 분양가는 대지비와 건축비(공사비와 인허가·분양·사후관리 등 비용+개발이익)를 더해 산정된다. 대지비는 감정평가나 토지매입비용 등 그나마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나온다. 결국 건축비를 올리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타운힐스와 아이파크의 사례에서 보듯 건축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건축비가 높아도 3.3㎡당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착시현상'마저 나온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자료를 보면 올 3·4분기 기준으로 분양가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서울은 49%다. 즉 50%가량이 대지비인 셈이다. 반면 인천은 건축비 비중이 63%, 경기는 60%에 이른다. 지방은 건축비 비중이 더 높다. 부산의 경우 건축비 비중이 71%에 이르고 대구와 세종 역시 70%대 중후반을 보이고 있다.
건축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공사비는 건설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그리 크지 않다. 3.3㎡당 분양면적을 고려한 실제 공사비는 430만~450만원으로 건설사가 단순 도급을 통해 벌어들이는 시공 마진은 약 5% 정도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개발이윤은 시행사와 조합이 가져가=건축비에서 공사비를 제외한 개발이윤 등 기타비용이 결국 고분양가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개발이윤을 주로 가져가는 것은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조합, 일반사업인 경우 시행사가 된다.
공사비도 거의 차이가 없는데 이처럼 건축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시장 프리미엄'을 너무 높게 반영하고 있어서다. 워낙 분양시장이 좋으니 마진을 더 높이고 있는 것이다.
분양대행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산정할 때 시장 프리미엄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요즘은 분양가의 3~5%가량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 분양이 잘 되면 오히려 실무자들이 욕을 먹는 구조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품질은 건축비와 상관없이 큰 차이가 없다"며 "현재처럼 분양가를 계속 올리게 되면 시장으로부터 외면 받을 여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이재유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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