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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황형 흑자' 수렁에

4,000억위안 무역수지 흑자에도 10월 수출 3.6%·수입 16% 감소

지난달 중국의 수출이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수부진으로 수입은 12개월 줄어들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무역수지는 4,000억위안에 육박하는 대규모 흑자를 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탓에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다.

당국의 잇단 경기부양 조치와 경기회복에 대한 지도부의 강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 부진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이날 지난 10월 중국 수출이 위안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1.1%)은 물론 시장 전망보다도 악화된 수치다. 수입은 16% 줄어 전월(17.7%)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시장 전망보다는 큰 감소폭을 보였다. 무역수지는 3,932억위안 흑자를 기록하며 9월의 3,762억위안을 넘어섰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데 따른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로 평가된다.

싱가포르 소재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브 비스와스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수출은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시장의 수요둔화로 구조적인 역풍에 직면한 상태"라며 "특히 최근 급성장해온 신흥시장의 성장둔화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10월 중국의 대일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액은 3.7% 각각 감소했다.



지속되는 수출입 부진은 당국의 잇단 경기부양 조치에도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직면한 중국 당국이 내수를 살리기 위한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코메르츠방크 중국지점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교역이 가까운 시일 내에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은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앞으로 위안화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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