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해운업계 구원투수 에코쉽펀드, 선발로 뛰게 하려면

수익 보장되는 벌크선만 지원 말고 컨테이너선으로 투자대상 늘려야



정부가 수출입은행을 통해 운용하고 있는 '에코쉽펀드'가 국내 선사들의 신규 선박 건조자금을 잇따라 지원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코쉽펀드'가 지원하는 자금은 전체 선박 건조자금의 15% 수준이지만 1금융권이 투자를 꺼리는 후순위채권 인수 방식이라는 점에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투자 대상이 컨테이너선보다는 손실 가능성이 작은 벌크선에 한정돼 있는 등 한계도 명확하다. 정책자금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려면 투자 대상을 컨테이너선 등으로 넓히고 투자 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에코쉽펀드'를 구원투수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해운업계의 유동성을 본격 지원하는 선발투수로 뛰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김영석 신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두 회사가 초대형 선박을 발주할 수 있도록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 금융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에코쉽펀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두 회사가 자구책을 마련하면 유동성 지원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원론적 수준을 넘어 해운업계가 처한 위기를 돌파할 방법으로 정부가 구조조정과 함께 정책금융 지원의 폭을 더 넓혀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는 업황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도 문제지만 규모의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 해운사 투 톱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010년 1만3,000TEU급 이후로 신규 컨테이너선을 발주하지 못했다. 반면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은 1만8,000TEU급 초대형 친환경 선박을 잇따라 발주하고 있다. 1만8,000TEU급 초대형 친환경 선박은 1만3,000TEU급 기존 선박 대비 TEU당 운항비용이 25~28%가량 낮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 1만3,000개를 실을 수 있는 배와 1만8,000개를 실을 수 있는 배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채권단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진·현대 합병 시나리오의 실익이 없는 것도 두 해운사가 1만8,000TEU급 배가 없는 상황에서는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에코쉽펀드'를 활용해 대형 선박 건조에 나설 수 있다면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현재 1조원(10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에코쉽펀드'는 수출입은행이 25%, 보험 및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나머지 75%를 부담한다. 자금여력은 있지만 투자 대상 선별이 까다롭다. 발주된 선박의 100%가 컨테이너선이 아닌 벌크선이라는 점도 이를 잘 보여준다. 유연탄·철광석 등 포장되지 않은 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은 장기운송 계약을 맺고 건조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이 보장된다. 하지만 컨테이너선은 선투자를 통해 배를 만들고 영업을 하기 때문에 수익이 유동적이다.

해운업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해운보증기금의 보증을 늘려 리스크를 더 줄여주는 방식으로 '에코쉽펀드'를 활용한다면 투자 대상 및 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쉽펀드'에 참여한 기관투자가들의 리스크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코쉽펀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은 현재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