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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전문가 영입"… 월가, 실리콘밸리 눈독

투자 프로그램 구축 잰걸음

세계 금융의 중심인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들이 미국 첨단기술 단지인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월가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들이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공학 전문가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 타깃은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학과를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나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젊은 인력이다. 이들은 소위 '퀀츠(Quants)'로 불리는 금융 전문가로 영입된다. 퀀츠는 고도의 수학 및 통계 지식을 활용해 투자법칙을 찾아낸 뒤 컴퓨터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축해 투자를 실행하는 자산운용 전문가를 가리킨다. 실제로 28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 투시그마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올해 초 구글의 고급 인력을 잇따라 영입해 관심을 끌었다.

월가에서 새삼 퀀츠 영입이 대세가 된 것은 투자 공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퀀츠들은 주로 기업 실적이나 거시경제 지표 등 정형화된 양적 지표를 토대로 투자 알고리즘을 짰으나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 소셜미디어, 위성 이미지, 날씨, 어닝콜(실적발표를 위한 전화회의) 등 비정형의 질적 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을 만든다. 이런 복잡한 양적·질적 데이터를 취합해 투자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수학과 컴퓨터 지식으로 무장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헤드헌터인 저레드 버틀러는 "지금까지는 딜러가 금융시장의 최고 인력이었으나 지금은 컴퓨터 인력이 최고"라며 "금융회사들이 컴퓨터 기술자를 영입해 시장에 적응하도록 훈련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크루팅 업체인 옵션스그룹의 마이클 카프 최고경영자는 "많은 금융회사가 알고리즘 코드화 능력을 갖춘 컴퓨터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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