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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구조조정 한파 속 상생 손잡는 유화업계

"수익성 찾자" 유화업계 … 폐기하던 부산물도 사고팔아


기업 전반에 구조조정의 물결이 점차 거세지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에서 생존을 위한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대산·울산 등 각 산업단지에서 오랫동안 이웃 사이를 유지해온 업체들끼리 공동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기반이 됐다. 이들은 과거라면 폐기했을 수소·스팀(증기) 등 각종 부산물을 서로 사고팔며 수익성 극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충남 서산의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는 업체들 간의 '스터디'가 한창이다. 지난 1989년 단지 조성 이후 이곳에 둥지를 튼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한화토탈·LG화학·KCC 등은 격월로 '기술교류협의회'를 열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남게 되는 각종 부산물이나 유휴설비를 공동으로 활용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이 협의회의 목표다.

대산단지는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하나다. 그만큼 부산물 규모도 작지 않다. 지난해 현대오일뱅크가 인근의 한화토탈 공장에서 구매한 수소는 약 1조원 규모에 달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연 1,000억원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토탈은 공장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수소를 현대오일뱅크에 저렴하게 팔고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 투입한다.

현대오일뱅크 공장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스팀도 판매품목 중 하나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연료로 쓸 수 있어 역시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먼 곳으로 수소나 스팀을 팔아야 할 경우 배로 운반해야 해 물류비 부담이 크지만 한 단지 내에서는 공장 사이에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값싸게 거래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정유업체·석유화학업체가 섞여 있어 부산물 사고팔기를 통한 원가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대산단지뿐만이 아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SK케미칼 공장은 남는 스팀을 인근의 SK에너지에 공급하고 있다. 하루 100톤가량을 판매해 얻는 수익은 연간 180억원 정도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 10만톤가량 줄이는 부수 효과도 낸다. 스팀을 운반하는 6.2㎞의 파이프라인에는 '스팀 하이웨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SK종합화학 역시 C5·C9 등의 부산물을 단지 내에서 대부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연 2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다 부산물 재처리에 필요한 비용도 아낄 수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 같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황 부진과 중국 후발주자들의 추격으로 업계 구조조정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단결이 더 견고해지는 분위기다.

대산단지 기술교류협의회에 참가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휴설비를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증기나 수소 같은 부산물 등으로 공유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업체끼리 남는 물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외부 대학에 연구까지 맡겼다"고 말했다. 정부발 석유화학업계 재편의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자구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토탈 관계자 역시 "불황이 이어지다 보니 업체 간의 부산물 거래 규모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수익성·효율성 극대화에 보탬이 될 아이템을 추가로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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