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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앞두고… 일부 신흥국 긴축모드

남아공 금리 0.25%P 올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신흥국이 선제적인 긴축 모드에 돌입했다.

24일(현지시간) CNBC는 "조만간 몇몇 국가가 경제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통화가치 방어와 외국인 자금 이탈,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을 막기 위해 긴축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지난 20일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6.25%로 0.25%포인트 깜짝 인하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랜드화 가치의 추락이 지속되면서 물가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경제악화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기준금리를 네 차례나 인상했다. 칠레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원자재 가격 등으로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가 상승하자 4년여 만에 인상한 것이다.

멕시코 중앙은행 또한 12일 공개한 10월 통화정책 회의록에 따르면 경제성장 약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국채 투매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10월에는 통화정책 위원들이 연준보다 금리를 빨리 올릴지, 늦게 인상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며 "시장은 멕시코가 오는 12월에는 역대 최저치로 3.0%인 현행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루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빨리 오를 경우 12월에는 인상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다. 홍콩 역시 부동산 거품을 줄이기 위해 조만간 금리인상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일부 신흥국의 긴축 움직임에도 대다수 국가는 당분간 통화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일본은행(BOJ)도 양적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국중앙은행(BOE)도 낮은 임금인상률, 성장 저조 우려 등으로 이전과는 다르게 금리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연준이 선제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이들 국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역사적으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일치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중기적으로는 연준이 방향을 이끌면 결국 ECB·BOE 등도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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