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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거의 입을 열지 않았다. "발표문을 준비했지만 한국어가 많이 부족해 아내가 대독할 테니 양해 부탁 드린다"며 세 문장 정도를 한국어로 말한 후에는 부인 조은주씨가 발표문을 읽었다.
이후 15분가량 진행된 질의응답 때도 조문현 변호사가 신 전 부회장의 답변을 통역해 대신 전달했다.
일본어로 의사를 밝히는 모습이 공개되면 또다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을 것을 우려한 탓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조 변호사를 통해 "롯데의 중국 사업 손실 등을 감안했을 때 신동빈 회장은 경영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가 어느 나라 기업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롯데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뜻을 전했다.
이날 신 전 부회장과 자리를 함께한 SDJ코퍼레이션 자문단 중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이었다. 민 전 산업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설명을 도맡으며 신 전 부회장을 변호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내세운 '경제적 지분'의 논리도 민 전 산업은행장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민 전 산업은행장은 "경제적 지분이 적은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을 몰아낸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 신 회장이 더 이상의 경영 분쟁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말한 것과 관련, 개인적으로 상당히 잘못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민 전 산업은행장은 퇴임 후 사모펀드인 나무코프의 회장직을 맡아왔다. SDJ코퍼레이션은 민 전 산업은행장과 신 전 부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오래전부터 알던 사이고 이번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 여러 가지로 상의해왔다"고만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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