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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말레이시아 구멍가게 금융사가 아시아 강자된 이유

1990년대 초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금융사는 준비 없이 나갔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빈손으로 철수했다. 금융사가 다시 해외로 간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가 본격화하면서 더 이상 국내에서 수익을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진출은 나름대로 성과도 냈다. 은행의 해외 점포는 현재 166개로 5년 전에 비해 26% 증가했다. 해외자산도 2014년 기준 873억달러로 국내 은행 총자산 대비 비중이 4.7%에 달한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금융의 글로벌화를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내 금융산업이 이처럼 다른 제조업에 비해 낙후돼 있으며 우물 안 개구리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뭘까. 22일 열린 제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은 점포설립을 해외진출 성공으로 여기는 국내 금융사에 글로벌화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일본을 사례로 들며 신시장 개척을 위한 비전과 리더십을 명확히 정립해 특색 있는 한국 금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금융산업은 잃어버린 20년의 와중에도 글로벌화에 힘써 2014년 기준 전체 여신의 25%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해외 이익 기여도가 35%에 달한다.

전은조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가 소개한 말레이시아 은행 CIMB의 변신은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별 볼 일 없는 구멍가게 수준의 투자은행이던 CIMB는 자사의 장기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 사업 확대에 성공한 케이스다. 2008년 매출이 6,500억원에 머물던 이 회사는 강력한 외국 금융사 합병으로 2012년 2조5,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도 6%에서 54%로 뛰어올랐다. 우리 금융사들은 자체역량 부족을 탓하며 해외 진출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키워온 자신만의 강점은 유지하되 부족한 역량은 M&A로 확보해나가는 해외 사례들을 적극 참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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