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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 남긴 위안화 직거래 1년] 한국, 위안화 금융허브 도약 발판 기대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내년 상반기 개장



내년 상반기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여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금융업계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자본시장의 빗장이 열린 만큼 우리 정부가 숙원사업으로 삼고 있는 '원화 국제화'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 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을 앞두고 해외에서 비거주자 간 원화 거래를 금지하는 기존 외국환거래 규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중국 본토에서 원화 거래가 가능해지면 무역 거래 시 우리 기업들이 중국 측에 대금을 치르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는 번거로움과 환전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중 무역에서 우리나라의 통화 활용비중은 95.3%가 달러에 쏠려 있다. 원화 사용비중은 단 1.5%에 불과하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과 상하이에서 양국 통화 간 거래가 가능해지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일부 거래량이 증가하는 효과는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직거래 시장의 거래는 하루 평균 2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직거래 시장 개장은 우리 금융시장에 안정성 및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선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이 그동안 달러의 움직임에 따라 요동쳤는데 장기적으로 위안화의 특별인출권(SDR) 편입과 함께 직거래 시장으로 자산을 분산하면 외환시장 안정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양국이 합의한 금융협력 방안도 호재다. 한국 시중은행이 중국 본토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대출에 나설 수 있게 된데다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한도도 기존 800억위안에서 1,200억위안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 중화권 국가 중 중국 자본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특임교수는 "금융업계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 없었는데 채권을 팔 수 있게 되는 등 조금씩 먹거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조언도 나온다. 상하이가 역외에서 원화가 직접 거래되는 '원화 국제화 테스트 베드'의 중요성을 가진 만큼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원화의 역외 거래가 허용되면 역외 투기세력이 국내외 금리 차를 이용해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Wag the dog)'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 연구위원은 "아직 양국이 직거래 시장을 여는 데만 협의를 했을 뿐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온 것은 아니라"며 "역외에서 거래되는 원화의 규모가 너무 크면 외환 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못하기 때문에 예상되는 부작용을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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