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포르쉐·아우디도 배기가스 조작"

2016년형 A8·Q5 등 새로 적발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곤경에 처한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VW)그룹이 대형차 브랜드인 3,000㏄급 포르쉐와 아우디 디젤 모델에도 배기가스 조작장치를 부착했다는 미국 환경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배기가스 조작이 몇몇 차종에 그치지 않고 전방위로 이뤄진 셈이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2일(현지시간) 폭스바겐이 2014∼2016년형 3,000㏄급 투아렉·포르쉐·아우디 디젤 모델의 배출가스 검사 결과 조작을 위한 장치를 부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PA는 "3,000㏄급 차량에서 유해성 기체인 이산화질소가 허용치의 최대 9배까지 방출됐다"고 설명했다. EPA 측은 "폭스바겐이 다시 한번 미국의 청정대기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심각한 문제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적발된 차량은 2014년형 VW 투아렉, 2015년형 포르쉐 카이옌, 2016년형 아우디 A6콰트로, A7콰트로, A8, A8L, Q5 모델로 미국에서만도 1만여대가 판매됐다. 특히 포르쉐는 폭스바겐의 기술력을 대표하는 스포츠카 브랜드여서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적발된 아우디 모델도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아우디 대형차 모델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3,000㏄급 대형차에도 배기가스 조작장치를 부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0㏄급 중형차 1,100여만대에 외에는 조작장치를 부착하지 않았다는 폭스바겐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불거지자 자체 조사를 통해 2009∼2015년형 2,000㏄ 모델인 폭스바겐 승용차 500만대, 폭스바겐 상용차 180만대, 아우디 210만대, 스코다 120만대, 세아트 70만대 등 1,080만대에 조작장치가 부착됐다고 시인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진율이 높은 고급 브랜드인 포르쉐와 아우디는 폭스바겐의 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새로운 폭로로 폭스바겐의 재정과 명성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적용과정에서 적절하게 작동하지 않았다"며 EPA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EPA의 조사가 사실로 확인되면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수습을 위해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된 마티아스 뮐러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뮐러는 폭스바겐그룹 CEO에 임명되기 직전 포르쉐 스포츠카 사업 부문 대표였다. /김능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