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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국가 근심거리 1호' 저출산

김기만 단국대·우석대 초빙교수


중고교 시절, 아들만 일곱명인 집안의 여섯째인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방과 후 예의 싸움 끝에 교복이 피 칠갑이 된 이 친구를 집에 데려다준 일이 있었다. 친구를 보자마자 그의 어머니가 욕 한 사발 속에 쏟아냈던 말이 기억에 새롭다. "나가 죽어버려 이놈아. 니 까징거 하나 없어져도 여섯이나 있응께 눈 하나 꿈쩍 안혀." 아이 한둘 낳는 게 대다수인 지금 돌아보면 두 얘기 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얘기다.

지난해 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5명. 세계 224개국 중 219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에서는 꼴찌이다. 살인적 집값과 전월세비, 육아의 어려움과 사교육비 부담으로 인한 출산 기피가 가장 큰 원인이다. 연애·결혼·출산을 안하는 게 3포이니 출산율 꼴찌가 이상할 것도 없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80세인 언론계 한 선배는 자신이 64세라고 말한다. 주치의로부터 "실제 나이에 0.8을 곱한 게 당신의 건강나이"라는 말을 들은 뒤부터이다. 하기야 유엔이 최근 내놓은 '평생연령 5단계'를 보면 17세까지는 미성년자, 18~65세가 청년, 66~79세는 중년, 80~99세가 노년, 100세 이후는 장수노년이다. 60대도 '청년'이라니 인구 고령화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출산율과 고령화의 양극화는 국가적 과제이다. 특히 급격해진 출산율 저하는 국가 근심거리 1호라고 하겠다. 인구가 줄면 노동력이 줄고 국력이 쇠잔해질 것은 눈에 보듯 뻔하다. 묘책이 따로 없다.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이 바른길, 지름길이다. 젊은이들에게 길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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