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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신인류의 사랑-2030 연애풍속도





맘에 안 드는 그녀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내가 전화 하는 그녀는 나를 피하려 하고/거리엔 괜찮은 사람 많은데 소개를 받으러 나간 자리엔/어디서 이런 여자들만 나오는 거야 - 015B <신 인류의 사랑> 中

노래는 그 노래가 유행하던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X세대의 전성기였던 1994년, 당대 최고 히트곡은 바로 ‘신 인류의 사랑’. 이 노래엔 맘에 쏙 드는 짝꿍을 만나고픈 한 남자의 솔직 담백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노래 속 남자는 운명의 짝을 찾기 위해 소개팅을 전전하고 맘에 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에 수화기를 들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좌절해야 했던 2030을 대변합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오늘. 지금의 ‘신 인류’들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요? 어디서 인연을 맺고, 어떻게 만남을 이어가고, 또 헤어지게 되는걸까요.

[Step 1. 알아가기] 요즘 따라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지난날 대학가에 ‘메이퀸’이 있었다면 지금은 디지털 남심을 호령하는 ‘소셜데이팅 퀸’이 있습니다. 알고리즘에 기반해 나와 어울리는 짝을 찾아주는 소셜데이팅 앱은 새로운 연애 루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70여개에 달하는 소셜데이팅 앱 이용자 수는 33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매칭까지 ‘뚫어야 할’ 관문이 까다로운 앱부터 특정 종교인 전용 앱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한국 콘텐츠학회 보고서를 보면 소셜 데이팅 앱의 성장 배경으로 ▲스마트폰 및 SNS 사용자 증대 ▲조건만 중시하는 결혼정보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회의감이 꼽힙니다. 소셜 데이팅 앱 ‘이음’과 ‘아임 에잇’을 운영하는 이음 소시어스의 관계자는 “이전에는 터부시 됐던 소셜 데이팅 앱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며 “커피 한 두 잔의 가격이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소셜데이팅 앱을 통해 이성을 만나본 직장인 김모씨(25·남)는 “소개팅으로 만날 수 있는 인맥엔 한계가 있고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 받았다가 잘 맺어 지지 않으면 서로 껄끄럽다”며 “데이팅 앱을 이용하면 취향에 맞는 상대를 편하게 만나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습니다.



[Step 2. 사랑하기] 나는 이미 극락세계 와있다고 전해라.
소셜데이팅 앱을 통해 만나 연인이 된 두 사람. 어떻게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쌓아나갈까요?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 미혼남녀는 주 1.9회 데이트를 하고 평균 5만5,900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트 장소는 맛집이 38.3%로 1위를 차지했고, 영화관(27.5%)과 쇼핑몰(12.3%)이 뒤를 이었습니다.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키워나가는 커플들이지만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눈에 띕니다. 사랑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지만 ‘데이트 비용’ 문제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리서치 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72.2%가 ‘데이트 비용으로 헤어질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15%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이별을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트 비용 문제로 안타까운 헤어짐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보다 ‘합리적인’ 노선을 취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 중 하나가 바로 ‘커플 통장’입니다. 정해진 예산 내에서 지출한다는 점에서 더치페이와 다르고, 돈을 더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현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데이트 비용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 형성의 문제”라며 “경제적 주도권을 가진 쪽은 원하는 바를 적극 요구하고, 도움 받는 쪽은 상대방의 요구에 모두 응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런 구조는 연인 간에 묘한 권력 관계를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데이트 통장이나 더치페이는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Step 3. 매듭짓기] 나를 잊지 말아요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가슴이 시리도록 아픈 이별은 불현듯 찾아옵니다. 이별의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방법은 몇 가지 없어 보입니다.



‘모바일 퍼스트’ 시대에 걸맞게 카톡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이별 통보가 전체의 44.2%를 기록했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하는 이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최악의 이별 유형’ 1위입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는 “SNS로 이별을 통보하는 것은 과거 쪽지나 단문 편지와 유사한 메커니즘”이라며 “본인의 마음을 정제된 언어로 전해서 깔끔하게 이별하기 위해 말보다 글로 전하는 경향이 있고, 상대방의 표정을 보기가 괴로워서 회피의 수단으로 SNS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tep 4. 일어서기]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친한 친구’라던 사람의 사진으로 바뀐 옛 애인의 프로필 사진에 가슴이 철렁. 상처뿐인 이별을 겪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건만 어느새 소개팅을 앞두고 거울 앞에 서 있는 내 모습. 사람들은 왜 이토록 사랑을 갈구할까요. 2030 남녀에게 연애란 어떤 의미일까요?



취업포털 커리어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29.1%가 연애하는 이유로 ‘정서적 안정’을 꼽았습니다. 근소한 차이지만 ‘결혼을 위해서’라는 답변을 앞섰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취준생의 연애’도 비슷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니 연애할 겨를이 없을 것이란 통념을 깨고 구직자의 61.4%가 연애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 또한 연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정신적 안정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는 “취업 준비생의 경우 반복적인 거절 경험 때문에 자기 정체성이 낮은 경향이 있다”며 “누군가 나를 사랑해준다는 느낌을 안겨주는 연애는 흔들리는 정체성을 바로 잡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계기로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진은혜 인턴기자 ggoster08@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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