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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패닉→실물경기 하강 악순환… 죽음의 소용돌이 빠지나

WTI 6.7% 떨어져 올들어 국제유가 낙폭 30% 육박

반등시도 美·亞증시 일제 하락 "글로벌 약세장 돌입"

美 소비 둔화·日 수출 경고등… 곳곳 경기 악화 조짐



패닉에 빠진 금융시장이 실물경기 하강에 가속도를 붙이고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둔화가 다시 시장의 공포감을 증폭시키는 '추락의 악순환' 덫이 세계 경제를 옭아매고 있다. 급락하는 유가가 세계 증시를 약세장(bear market)으로 이끌고 주가 하락이 다시 침체에 대한 공포를 일으키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실물경제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극도의 시장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의 고용 등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실물경제의 둑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가격이 전날보다 6.71% 떨어진 배럴당 26.55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올해 들어 국제유가 낙폭은 30%에 육박했다. 중국발 경기둔화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속에 연일 지속되는 유가 약세는 반등을 시도한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또다시 잡았다. 유가 하락이 단순한 공급 과잉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위험자산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을 부추긴 탓이다.

반등을 시도한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은 물론 21일 오전 반등하던 아시아 증시도 오후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가 2.4% 추가 하락한 것을 비롯, 상하이와 홍콩 증시도 각각 3%대와 1%대의 낙폭을 보였다. 외신들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증시 추이를 보여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와 FTSE 전 세계 지수는 각각 지난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인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재 시장과 글로벌 증시 하락의 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기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불안은 곧 투자와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경기의 앞날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실시된 기업인 설문에서 올해 경기 호조를 예상하는 응답은 전년비 10%포인트 감소한 27%에 그쳤다며 이 같은 경기 우려가 기업들의 실제 투자를 위축시킴으로써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글로벌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일 발표된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해 보합을 예상한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소비와 산업생산 등도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마이클 케이펜 바클레이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돼 고용이나 소비 회복 속도가 급격히 둔화된다면 미국 경기전망을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경제도 시장불안이 초래한 엔화 강세와 글로벌 경제 감속으로 수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여왔던 전자부품 수주가 지난해 4·4분기에는 중국발 생산 둔화 여파로 1% 증가에 그쳤다며 일본의 주요 수출품인 전자부품의 수주 둔화가 일본 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발표한 1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경기는 완만한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향후 경기는 금융시장 변동이 미치는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하락에 직격타를 맞는 신흥국 경기는 더욱 심각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7달러까지 하락하면서 20일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인 1달러당 82루블까지 폭락한 가운데 러시아 경제는 2년 연속 침체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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