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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비상’인데도 어수선한 보건당국... 대응 잘 할까

‘지카 비상’인데도 어수선한 보건당국... 대응 잘 할까

전 세계적으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및 확산 방지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할 국내 보건당국은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다.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한 2일 한 달 간 공석이던 질병관리본부장에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장을 부랴부랴 임명했다. 하지만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은 여전히 한 달 넘게 공석인 상태여서 방역체계 공백이 우려된다. 여기에 메르스 대응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규모 징계로 인한 관련 공무원들의 사기저하, 인력 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WHO가 국제 공중보건위기상황을 선포한 직후 개최한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 및 대책회의’ 주재자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직무대리에서 정진엽 장관으로 급히 격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WHO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빨리 위기상황을 선언했다”며 “오늘 회의를 정 장관이 직접 주재한 것도 이 같은 상황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지카바이러스 방역의 최일선에 서야 할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대응을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우선 감사원의 메르스 실무자들에 대한 대규모 징계 요구로 보건당국의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카 바이러스 대응 실무부서의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모기 등을 매개로 한 감염병을 관리하는 질병매개곤충과 인력은 정규직 5명, 비정규직 12명뿐이다. 질병매개곤충과는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모기인 흰줄숲모기,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 쓰쓰가무시병을 일으키는 ‘털진드기’ 등의 개체수 변화를 감시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눠 각 권역 질병매개체감시센터 등에 곤충의 포집 등을 의뢰하고, 매달 수집한 정보를 전달받아 분석해 곤충별 방제 대책을 마련한다. 감시 역할 수행만으로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질본 관계자는 “제대로 질병매개체를 관리하려면 한 부서가 아니라 감시·방제·자원화 등 3개 부서를 갖춘 연구소급으로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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