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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고 부서지길 억만겁… 시간이 빚은 천혜의 절경

'8000만년 전 지구 탐험'… 부산 국가지질공원

亞서 유일한 희귀암석 '구상반려암' 도심 속 또 다른 세상

이기대·오륙도·태종대도 바다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자연유산 보호하고 관광지 활용" 국가지질공원 전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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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1면> 부산=이기대
한 방문객이 부산 국가지질공원의 이기대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기대는 8,000만년 전 화산활동에 영향받은 화산암과 퇴적암 지형을 볼 수 있다. 멀리 해운대 시가지가 보이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관광1면> 부산=오륙도
오륙도 전망대에서 보이는 오륙도 모습. 한쪽 면만 보이는 것이 아쉽다면 배를 타고 섬들을 둘러볼 수 있다.
<관광1면> 부산=구상반려암
주택가 축대로 사용되고 있는 구상반려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분포하는 암석이다.
<관광1면> 부산=공룡알
부산 국가지질공원을 걷다 보면 공룡 알 자국을 만날 수 있다. 동그란 선과 함께 왼쪽에 움푹 파인 모두 4개의 알 흔적이 보인다.


'국가지질공원'이라는 것이 있다. 지질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교육·관광 등에 활용하기 위해 자연공원으로 인증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012년 제주도 국가지질공원이 처음으로 지정됐으니 국가공원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신생인 셈이다. 제주도 이후에 울릉도·독도 지질공원(2012년), 부산 지질공원(2013), 강원평화지역(DMZ) 지질공원(2014), 청송 지질공원(2014), 무등산권 지질공원(2014), 한탄·임진강 지질공원(2015) 등 7개의 국가지질공원이 운영 중이다. '삼천리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상품인 셈이다. 이들 국가지질공원 가운데 부산 지질공원을 찾았다. 지질공원의 특성상 대부분이 산속이나 들판에 있지만 부산은 특이하게 도심 한가운데에 존재한다. 8,000만년 전 지구의 모습과 현재의 도심 스카이라인, 그리고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 부산이다.

◇'아시아에서 유일' 구상반려암=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소재 동의과학대 캠퍼스를 돌아 인근 황령산에 오르면 특이한, 정확히는 지질적으로 놀라운 발견이 눈에 띈다. 천연기념물(제267호)로 관리되고 있는 '구상반려암'이다. 평범한 바위처럼 보이는 표면 곳곳에 100원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원형 무늬가 보인다. 마그마가 지표면 밖으로 분출돼 굳은 것이 현무암이고 땅속에서 어떤 점(핵)을 중심으로 같은 성질을 갖는 광물끼리 겹겹이 굳은 것이 반려암이다. 원형 무늬를 띠니 '구상반려암'인 셈이다.

구상반려암은 현재까지 전 세계 8개국 14곳에서만 발견됐고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 부산에서만 조사됐다. 황령산에는 대규모 구상반려암 지대가 있는데 총 지표면적은 140㎡에 이른다. 규모로서는 세계 최대이며 보존상태도 뛰어나다. 구상반려암은 대륙 이동을 설명하는 판구조론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암석의 생성 원인을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도난 우려 등으로 아직까지는 보호지역이 철조망에 갇혀 있어 일반인들이 관찰할 수는 없다. 부산시는 그동안의 '보호'에 중점을 둔 정책에서 벗어나 '공개'로 방향 전환하기로 했다.

동의과학대 등산로부터 진입로를 연결하고 울타리를 공개시설로 바꾸기로 했다. 재미있는 것은 황령산 아래 주택가의 축대에서 이런 구상반려암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보물'이 알려지기 전에 주민들이 그냥 축대용 석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12개의 보석' 부산 국가지질공원=부산 국가지질공원은 내륙에서 해안으로 이어진다. 해안 지질공원의 숨겨진 보석은 이기대에 있다. 이기대는 8,000만년 전 백악기 시대에 근처에서 화산활동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곳이다. 바닷물에 의한 침식작용인 돌개구멍, 마그마가 다른 암석을 뚫고 들어온 흔적 등 다양한 지질 기록을 관찰할 수 있다. 해식절벽·파식대지·해식동굴 등 다양한 해안지형도 있다.

이기대 트레일은 오륙도와 잇닿아 있다. 오륙도~이기대 코스는 총 4.7㎞로 해안을 따라 쉬엄쉬엄 걸어가면 3시간가량 걸린다.

오륙도는 시간에 따라 섬의 숫자가 변하는 자연현상으로도 유명하지만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하다. 각 섬마다 가파른 해안절벽과 파도의 침식에 의한 파식대, 각양각색의 해식동굴 등의 지형과 오랜 세월 동안 사람의 간섭없이 자라난 동물들이 짙푸른 바다와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해안가에 전망대가 있어 섬들을 관찰할 수 있다. 한쪽 면만 보는 것이 아쉽다면 배를 타고 섬들을 돌아볼 수도 있다.



태종대도 부산을 대표하는 해안경관지다. 짙은 녹색을 띠는 이암, 회색 및 밝은 황색을 띠는 사암, 그리고 다양한 색을 띠는 각암 지층이 반복적으로 쌓여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출한다. 백악기 말에 응회질 퇴적암(화산폭발로 나온 화산재들이 쌓인 퇴적암)으로 이뤄진 지질구조와 해안침식 및 융기 지형이 어울려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형적으로 부산은 태백산맥의 남쪽 말단부에 해당 된다.

구릉성 산지와 소반도, 섬, 만이 발달하는 리아스식 해안의 특징을 보여주며 화산폭발·융기·침식 등이 이어진 7,000만~8,000만년 전의 지질환경을 관찰할 수 있다.

부산 국가지질공원은 앞서 구상반려암·이기대·태종대·오륙도를 비롯해 낙동강하구·몰운대·두송반도·송도반도·두도·장산·금정산·백양산 등 12개의 지질명소가 있다.

◇국가지질공원 전국으로 확산=지질공원은 자연·문화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더불어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다. 지질공원은 지질유산을 중심으로 역사문화생태 등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즉 기존 지질유산을 보존하는 데 그치는 데서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것은 지난 2010년 인증받은 제주도다. 한라산·성산일출봉·수월봉 등 1,864㎦의 면적이다. 우리 정부도 '국가지질공원' 제도를 도입해 2012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인증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성인봉·나리분지 등), 부산 국가지질공원,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철원분지·고석·두타연 등), 청송 국가지질공원(주왕산기암·백석탄 등), 무등산권 국가지질공원(서석대·입석대·적벽 등),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재인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등) 등을 차례로 지정했다. 최근에는 청송 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 신청 절차를 밟고 있어 주목된다.

국가지질공원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공단 국가지질공원 사무국 측은 "지질유산을 보호하는 것과 함께 제대로 활용해 교육·관광에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해 지질공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부산)=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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