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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라는 것이 일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돈 잔치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개인투자자들도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가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강준(사진) 지지자산운용 본부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영 철학을 밝혔다. 강 본부장은 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을 설립한 강명주 회장의 아들로 실질적으로 지지자산운용을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 부동산펀드는 주로 연기금·공제회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지자산운용은 기관들의 놀이터가 된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운용사다. 지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에 담긴 자산의 규모는 작게는 수 십 억원 규모이며, 가장 큰 자산도 500억원을 넘지 않는다.
그는 "5억에서 10억원 정도를 투자할 수 있는 이들은 고액자산가들이나 이익잉여금이 충분한 법인들"이라며 "실제 1·2호 펀드의 경우 펀드당 5~6명 정도가 투자를 했는데 대부분이 개인 자산가였다"고 말했다.
사실 지지자산운용이 이 같은 전략을 택한 것은 신생 운용사로서의 한계 때문이었다. 지난 2010년 설립 후 주요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들을 찾아 갔지만 퇴짜를 맞기 일쑤였다. 큰 돈을 모을 수도 없고, 대형 부동산 거래에서는 낄 자리가 없다 보니 선택한 것이 중소형 자산들과 이에 투자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현재 지지자산운용이 주로 투자하는 자산은 경공매·중소형 수익형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브릿지론 등이다.
강 본부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부동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자산들"이라고 투자 대상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 같은 까다로운 자산의 특징 때문에 지지자산운용은 대형 운용사와 달리 자산관리(PM)도 직접 한다. 공을 들인 만큼 수익률도 좋다. 노원역세권 상가에 투자한 1호 경매 펀드의 경우 임대 수익과 매각 차익을 합쳐 연 평균 42%의 고수익을 달성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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