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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대북제재법·韓 테러방지법, 37일과 15년의 차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북제재법안(HR 757)에 서명함으로써 이 법이 공식 발효됐다. 이 법은 지난 1월12일 하원을 처음 통과한 후 상원 통과(2월10일)와 하원 재심의 및 행정부의 정식 발효까지 걸린 시간이 37일에 불과할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바마 대통령도 미·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돌아오자마자 신속히 서명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로켓(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보여줬다.

이번에 발효된 대북제재안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사이버 공격능력 향상과 북한 지도층의 사치품 구입에 쓰이는 외화 돈줄을 차단하는 동시에 관련자 제재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과거 대(對)이란 제재에 이용된 '세컨더리 보이콧'처럼 즉각 적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조처에 대해 미국 행정부에 재량권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정부는 특히 북한과 거래가 많은 중국이 대북 제재에 계속 미온적일 경우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무릅쓰고라도 이 조항을 발동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대북제재에 이렇게 발 빠르게 나서는 것에 비하면 정작 당사국인 우리의 대응은 무념무상에 가깝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도 19일 다시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만나 테러방지법 처리를 요구했다. 특히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테러방지법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공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강하게 호소했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테러방지 기능 강화의 주체가 되는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에 대한 '근본적 불신'만 반복했다.



테러방지법은 2001년 미국 9·11사건 이후 정부 차원의 테러종합대책 마련을 위해 발의된 법안이다. 이후 15년이 지났다.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인권침해 등 여러 문제점을 반영해 수정하고 재발의됐으나 여전히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북한이 도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도발수위를 계속 높여가는 상황이다. 야당은 국정원에 대한 '근본적 불신'을 해결할 대안을 적극 제시하면서 국민 안전에 근간이 되는 테러방지법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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