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 걸림돌 뽑혔다

현대엘리 우선매수청구권 조건 완화

본입찰전 인수가 써내 공정경쟁

우선매수권 기준 이하때만 행사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증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조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우선매수권이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입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증권 본입찰 전에 인수 가격을 써내 다른 인수 후보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써낸 기준가격 이상에서 최고 응찰자가 나올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준가격 이하로 응찰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기준가격으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다른 인수후보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더라도 이후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인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진행된 현대증권 매각 과정에서도 현대그룹의 '파킹딜(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처럼 꾸미고서 일정 기간 뒤 다시 지분을 되사는 계약)' 의혹이 불거지는 등 매각 의지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조치로 우선매수권은 헐값 매각을 방지하는 기능만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 과정을 통해 최선의 매각이 성사되길 기대한다"며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현대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은 이달 29일이다. 현대그룹은 다음 달 말까지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이 의향서를 제출하고 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서민우·임진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