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지도부 " 20% 컷오프 결과 일부 납득 어렵다"

김종인 "기계적 심사로 탈락"

이의제기 땐 자중지란 우려

더불어민주당 수뇌부에서 현역의원 평가 20% 컷오프 결과에 대해 "일부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 평가 결과에 대해 당 지도부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자칫 이번 평가가 자중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불모지에서 뛴 사람들이 기계적 심사로 탈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26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여당 강세 지역인 경기 용인갑과 대부 북구을 출마를 각각 준비하다 컷오프된 백군기, 홍의락 의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다. 백 의원에 대해서는 김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직접 이의신청을 권고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들도 이날 회의에서 백 의원과 홍 의원에 대해 "당의 요청에 따라 의정활동보다 지역활동에 주력한 분들이 상당히 성과를 내고 있는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문희상 의원이 컷오프된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제 방법은 사실상 없다. 김성수 대변인은 "누구를 구제하면 또 누군가를 추가로 컷오프해야 하는데 이 경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공감하면서도 손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는 하위 20% 컷오프에서 살아남은 현역 의원에 대해 정밀심사를 벌여 추가 탈락자를 가려낼 예정이어서 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더민주는 탈당한 의원이 하위 20%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공개하지 않기로 뜻을 바꿨다. 더민주 소속 컷오프 의원에 대해서도 개별통보만 하고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탈당한 의원이라고 해서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당 측은 이 같은 더민주의 결정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며 "(명단 공개는) 공당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논평했다. /맹준호·박형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