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모열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이 지난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고령화연구패널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 남녀 5, 937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편이 자발적으로 은퇴한 경우 아내는 계속 직장에 다니는 남편을 둔 아내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70% 높았다. 또 남편이 원치 않은 은퇴를 한 경우에는 우울증 위험이 29% 높아 자발적 은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욱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참여자들의 나이와 재산·가구소득·건강상태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도록 조정한 결과 우울증 위험도가 확연하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여러 변수를 보정했을 경우 스스로 직장을 그만둔 남편을 둔 아내의 우울증 위험도는 70%에서 35%로 절반으로 낮아졌다.
강 연구원은 “경제상황 등의 변수를 보정했을 때 우울증 위험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은퇴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는 ‘남편 재택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며 “직장에서 대부분의 삶을 살아온 남편이 은퇴하게 되면서 생활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부간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아내의 스트레스가 더욱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남편은 아내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은퇴를 해도 우울감에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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