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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KCC오토 수입차 매출 70% 급증…코오롱은 1조 눈앞

한독·도이치모터스도 고공행진

폭스바겐 판매사만 풍요속 빈곤

"무리한 사업 확장은 독" 우려도





수입차를 판매하는 딜러사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며 질주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증하면서 코오롱, 효성, KCC 등 대기업들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이들의 지갑은 더 두둑해졌다. 불황을 모른 채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셈이다.

5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를 판매하는 ‘KCC오토모빌’은 지난해 전년 대비 70%나 매출이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2,000억원대를 돌파했다.

벤츠 딜러사 ‘KCC오토’는 작년 매출 2,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모회사인 KCC홀딩스는 KCC오토와 KCC오토모빌 외에도 KCC모터스(혼다), 아우토슈타트(포르쉐), 프리미어오토모빌(닛산), 프리미어오토(인피니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6,000억원에 육박한다. 작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24만대 규모로 성장하면서 KCC 소유의 모든 딜러사들은 최대 200%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BMW를 판매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9,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1조 달성을 눈앞에 둔 것이다.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판매부문 매출은 지난 2013년 7,719억원, 2014년 8,657억원 등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코오롱은 또 OLED 관련 제품을 생산·판매하던 회사를 ‘코오롱아우토’로 탈바꿈시켜 지난해 9월부터 아우디 딜러사로 뛰어들었다. 지난 1일에는 시설자금 160억원, 운영자금 40억원 등 총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6개월 사이 세 차례나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참존이 해오던 아우디 송파 딜러권을 사들여 아우디 판매를 시작한 코오롱은 점차 사업을 확장한다는 입장이다.

극동유화그룹이 보유하고 잇는 포드·링컨 딜러사 선인자동차와 아우디 딜러서 고진모터스 역시 판매 성장세가 무섭다. 아우디 최대 딜러사인 고진모터스는 지난해 매출 5,16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60%가 늘었다. 선인자동차 역시 매출 2,770억원, 영업이익 42억원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자동차 업체들이 이끌던 국내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몬데오, 쿠가 등을 앞세운 포드와 같은 미국 브랜드까지 판매가 크게 증가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국내 판매사인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수입차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1억원을 호가하는 슈퍼카를 판매하는 FMK는 지난해 전년대비 800억원 늘어난 1,8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효성은 FMK 외에도 벤츠(더클래스효성)와 도요타(효성도요타), 렉서스(더프리미엄효성) 등을 판매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소유권을 갖고 있는 딜러 외에 대다수 업체가 지난해 크게 성장했다. 2,000만원대 수입차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푸조와 시트로엥을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작년에 처음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무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나 폭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08’ 등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BMW 판매하는 한독모터스와 도이치모터스도 각각 영업이익 130, 120% 늘었다.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는 지난 2014년 수입차 딜러 최초로 매출 1조원 돌파하며 주목받았다. 아직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기 전이지만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 16개의 신규 모델을 선보이면서 역대 최다 판매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반면 적자를 달성한 곳도 있다.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폭스바겐을 판매한 딜러다. 폭스바겐 딜러사 아우토플라츠는 지난해 1,760억 매출에도 2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적인 논란을 상쇄하기 위해 과도한 할인 정책을 펼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매 확대를 위해 지나친 프로모션을 펼쳤기 때문에 사상 최고치로 성장한 수입차 시장에서 적자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뒤집어 생각하면 수많은 이익을 낸 다른 딜러사들이 판매하는 수입차 가격에 그만큼 거품이 끼어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지양하고, 이익은 수입차 가격 정상화 등 소비자에게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개별소비세 논란과 잇따른 수입차량 화재 사건 등으로 올해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만큼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호황기에 무분별하게 사업확장을 하는 것은 오히려 나중에 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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