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을 잡기 위해 지난달 출범시킨 뷰티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의 영토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면세점 입점이 전혀 없는 아리따움과 달리 대형 뷰티편집숍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면세점에 입성시켰고 가두점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보떼·비욘드 등 800여개의 기존 매장까지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꿀 계획으로, 가능한 화력을 쏟아부어 뷰티편집숍 1위를 탈환하겠다는 각오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생건은 최근 시내 면세점 3곳과 네이처컬렉션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말 화장품 MD 개편을 앞둔 신라면세점 장충점 입점을 시작으로 다음달 오픈하는 동대문 두산타워 면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면세점에 둥지를 튼다. 또 신규 면세점 오픈 때마다 네이처컬렉션 입점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LG생건 측은 “편집숍인 만큼 면세점을 통해 여러 브랜드의 인지도를 동시에 높이면서 국내외 소비자 반응까지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 매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면세점과 별도로 기존 투마루 매장도 속속 재단장하고 있다. 지난 1일 강남역 투마루 매장을 네이처컬렉션 2호점으로 리뉴얼한데 이어 신사동 가로수길과 명동의 투마루 매장도 네이처컬렉션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달말까지 홍대·건대입구 등 기존 9개 투마루 매장을 모두 네이처컬렉션으로 바꿀 계획이다.
보떼·비욘드 등 800여개에 이르는 기존 매장도 순차적으로 리뉴얼한다. 가맹점과의 관계를 감안해 우선 직영점 중심으로 네이처컬렉션 간판을 단다. 회사 관계자는 “보떼는 네이처컬렉션으로 기존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만큼 가맹점주들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싱가포르·미국·캐나다에 단독매장이나 숍인숍 형태로 매장 오픈을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단행된 LG생건 조직개편이 네이처컬렉션에 승부수를 던진 차석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홍동석 더페이스샵 사업총괄 상무가 더페이스샵을 이끌게 함으로써 더페이스샵을 포함한 프리미엄 사업 부문을 총괄하던 배정태 부사장의 업무부담을 줄여줬다는 것. 배 부사장에게는 올해 중요한 성장동력인 네이처컬렉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석용 부회장은 잘 될 브랜드는 확실히 밀어주고 아니면 과감히 접는 경영스타일인데 이번에 보떼·투마루·비욘드까지 합치는 통합 편집숍을 낸 것은 분명 승부수로 보인다”며 “소비자 인지도가 굳건한 아리따움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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