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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화] ‘해어화’ 꽃처럼 예쁜 두 여배우의 1940년대 걸그룹 이야기





이번 주는 오랜만에 한국 영화들이 여러 편 동시 개봉을 합니다. ‘나인’, ‘시그널’ 등의 드라마로 이제는 익숙해진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로맨스와 훌륭히 결합시킨 <시간 이탈자>, 선생님·부모님들을 앉혀 두고 강제 시청하게끔 하고 싶은 영화 <4등>을 제쳐두고 제가 소개할 작품은 1943년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예인의 이야기를 담은 <해어화>입니다.

‘해어화’는 말을 아는 꽃이라는 뜻으로 ‘기생’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기생이라는 단어에서 부정적 의미를 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당대 기생은 오늘날 ‘걸그룹’과도 같은 존재들이죠. 권번이라는 학교에 소속돼 회초리를 맞아가며 소리와 가무를 공부한 ‘생짜’ 기생들은 그 실력에 따라 ‘일패’, ‘이패’, ‘삼패’ 기생으로 구분됐는데, 실력과 미모가 출중한 ‘일패’ 기생들은 돈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부릴 수도 없었다 합니다.

<해어화>의 두 주인공이자 둘도 없는 친구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가 바로 이 일패 기생들입니다. 특히 소율은 자타공인 권번의 에이스로 주변의 인정을 받는 실력파 예인이죠. 두 절친은 우리나라에 대중가요가 태동하던 1940년대 경성에서 존경하는 이난영 선생님같은 가수가 되기를 함께 꿈꿉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행운은 한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소율이 아닌 연희에게로요. 예술을 논하는데 사랑이 빠지면 섭섭하겠죠. 일류 작곡가 윤우(유연석)가 낀 삼각관계는 가장 치명적인 갈등의 씨앗이 됩니다. 과연 세 사람의 마음은 어디로 갈까요.





솔직히 말해 영화의 이야기적 완성도는 <4등>은 물론 <시간이탈자>보다도 아쉬운 측면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멋드러진 소재들을 좀 더 치밀하고 설득력있게 세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순간순간 들었어요. 하지만 그 아쉬움을 대신할만한 요소들이 영화에는 많습니다. 일단 1943년대 경성에 사는 기생들의 이야기라는 소재만 봐도 화려한 볼거리가 기대되죠. 세심히 공들인 미술과 의상 등이 상당히 볼만합니다. 또 가수, 작곡가가 등장하는 일종의 뮤직드라마 영화인만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노래들도 꽤 많이 나와요.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소화하는 만큼 ‘가창력에 전율했다’ 정도의 감상은 안나옵니다만 그 나름의 맛이 있어요. 나중에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자체 넘버들이 괜찮고 곡 수도 넉넉합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을 꼽아야겠죠. 여배우 두명을 전면에 내세워 극을 이끌어가는 한국 영화가 대체 얼마만이랍니까. 꽃처럼 예쁜 두 여배우들은 부푼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없는 자태와 연기를 선보입니다.



첨부한 영상은 영화 <해어화>의 이런 장점들을 압축해 보여줄 수 있는 예고편입니다. 영화는 투표일인 오늘! 개봉합니다. 투표하시고 돌아오시는 길 영화 한 편 보고 오시면 딱 좋겠네요.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이 기사는 서울경제 문화담당 기자들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문화필통(https://www.facebook.com/sedculture/?fref=nf)에 먼저 실린 ‘SNS 퍼스트’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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