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17일 실시한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인·적성 검사에 딥러닝과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관련 질문이 다수 출제됐다. 앞으로 삼성이 추구하는 미래 사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문제에도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GSAT 본부 고사장인 서울 강남구 단대부고에서 시험을 본 삼성 채용 응시생들은 시험 구성과 방식도 예년과 달라지지 않았고 대체로 무난하다는 반응이었다. 고사장에서 만난 문씨(28)는 “문제가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라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딥러닝, 중력파 등 과학 관련 문제가 많다고 느껴졌고 ISA의 개념 등 경제·경영 문제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번에 GSAT를 두 번째로 응시한다는 이씨(25)도 “시중 문제집에서 볼 수 있는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평이했던 거 같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이 첫 시험이라는 한 응시생은 “전반적으로 어려웠는데 특히 추리와 시각적 사고 부분이 힘들었다”는 반응이었다.
직무상식 영역에서는 인공지능(AI) 등 과학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을 하는 ‘딥러닝’의 의미를 제시하고 개념을 묻는 질문이나 AI 기술을 활용한 온라인 투자자문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 등 AI와 관련해 2∼3문제 출제됐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구체적으로 묻는 문항은 이번에 나오지 않았지만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이번에도 출제됐다.
최근 삼성이 미래먹거리로 삼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문제도 있었는데 “자율주행차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기술은 무엇인가?”를 묻고, 이에 대한 보기로 3D 카메라, 열 적외선 감지, 스마트 그리드, 레이더, GPS가 제시됐다.
한국사·일본사·중국사 등 역사 문제도 많았다. 지난해에는 중국사를 묻는 문제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우리나라 장군을 시대별로 정렬하라고 묻는 등 한국사 문제가 많았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각 왕조나 역사적 사건 등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형식의 상식적인 선에서 출제됐다.
이날 GSAT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대구, 대전, 광주 등 5개 지역 및 미국 LA 등 해외 2곳을 포함해 총 7개 지역에서 진행됐다.
응시생들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140분간 언어논리·수리논리·추리·시각적 사고·직무상식 등 5개 영역의 총 160문항을 풀었다. 삼성 측은 GSAT의 고사장 수와 응시생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직무 적합성 평가가 추가되면서 GSAT 응시생 수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훨씬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에 앞서 LG그룹도 지난 16일 서울, 대전, 부산, 광주 등 4개 도시 9개 고사장에서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 9,000여명을 대상으로 ‘LG웨이핏 테스트’와 ‘적성검사’ 등 인·적성검사를 치렀다. LG웨이핏 테스트는 신입사원 직무수행 기본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평가로 총 342문항을 50분 동안 풀어야 하고, 적성검사는 언어이해·언어추리·인문역량·수리·도형추리·도식적 추리 등 총 6개 문항 125문항을 140분 동안 푼다.
LG그룹 측은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인문역량을 신설해 한국사와 한자를 각 10문제씩 출제하고 있다. 이는 지원자들이 평소 한국사 및 한자에 대해 보다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한편, 전공 분야와 인문학적 소양의 결합을 통해 창의적인 융합을 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LG 측은 밝혔다. 올해는 조선 시대 정책 제도와 주요 문화유산 등 한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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