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큰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여의도 ‘신송빌딩’과 강남에 위치한 ‘일송빌딩·풍림빌딩(사진)’의 매각자문사로 CBRE를 선정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들 세 개 빌딩을 담고 있는 부동산펀드의 만기가 오는 2019년으로 3년이나 남아 있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은 지난해에도 만기(2018년)까지 3년이나 남은 강남 ‘캐피탈타워’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대형 오피스 등 국내 상업용 부동산 매입에 활발하게 나섰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해 들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펀드 만기가 한참 남은 물건을 서둘러 시장에 내놓는가 하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국내 오피스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은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 매물로 내놓은 서울 중구 다동 본사 사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미래에셋은 3.3㎡당 2,500만원을 제시해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심 내 역대 최고가 거래로 기록된 을지로 ‘패럼타워’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결국 투자자 모집에 실패해 매입은 무산됐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도이치자산운용이 포트폴리오로 매각을 진행한 도심의 순화빌딩과 평택 한라물류창고의 우협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중 한라물류창고는 올해 초 매입을 완료한 반면 순화빌딩은 매입을 포기했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미래에셋이 올해 들어 주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경기 침체와 공실률 상승 등으로 당분간 국내 오피스 시장의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고위관계자는 “개별 자산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가격이 많이 올라 있고 빈 사무실도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은 오피스 시장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새로운 오피스 매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신 미래에셋은 당분간 해외 시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실제 미래에셋의 해외 투자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사이트인 프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초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의 부동산펀드 설정규모(설정원본 기준)는 국내가 더 컸으나 2월 초 이 같은 흐름은 역전됐다.
지난 25일 기준 미래에셋 부동산펀드의 해외 부동산 설정 규모는 2조3,450억원으로 국내 설정 규모 2조1,188억원을 앞선다. 최근 국내 오피스 시장에 대한 미래에셋의 달라진 시각을 감안하면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5일 기준 미래에셋의 부동산펀드 설정규모(설정원본 기준)는 4조4,638억원으로 시장점유율 11.91%를 기록해 업계 1위에 올라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