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KBS ‘다큐멘트리 3일’에서는 ’통영 수우도‘에 사는 사람들의 72시간을 방영했다.
삼천포항에서 소형 여객선을 타고 40분. 하루 두 번의 배편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섬이 있다. 수우도, 25가구 50명이 사는 조용한 섬이다. 나무가 많고, 소와 닮은 섬의 생김새 때문에 ‘수우도’라고 하는 이곳. 주민에게는 삶의 굴레이자 터전이며 육지인들에게는 힐링의 섬이 되는 곳이다.
동백꽃이 많아서 동백섬이라고도 불리는 수우도. 동백꽃과 벚꽃이 지고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지 벌써 섬 전체가 푸른빛이다. 평소엔 늘 조용하던 이곳. 주말에는 관광을 온 등반객들로 북적인다.
수우도에 도착한 유람선에서 수백 명의 관광객들이 내리고 덩달아 분주해지는 섬마을 사람들. 마을 초입길에서부터 할머니들이 홍합, 미역, 고사리 등을 내놓고 장사를 시작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통영 수우도에는 할머니 5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작은 가게가 있다. 섬에 하나뿐인 이 가게에서는 라면, 과자류 등을 거의 한 종류씩만 진열해놓고 판매한다. 그날 들어온 돈은 가게 문 닫기 전 할머니들이 모여서 함께 정산한다.
얼마 팔지는 못하지만 할머니들은 늘 장사에 열심이다. 함께 모이는 것이 즐거운 5인방 할머니들에게는 이 가게가 사랑방인 셈. 그리고 화창한 주말, 유람선이 들어오면 관광객들로 붐비는 수우도. 이날, 5인방 할머니들이 가게 앞에 차린 반짝 시장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수우도 마을을 걷다 보면 마을 담벼락에 붙여진 작은 메뉴판을 볼 수 있다. 바로 임정옥 할머니의 집 앞이다. 그녀는 작년부터 섬을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라면, 파전 등을 만들어서 판다.
수우도에 관광객들이 오면 식사를 내어주고 방 한 쪽에서 쉬어갈 수 있게 집 안채까지 빌려주는 그녀. 홀로 지내는 임정옥 할머니는 11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자식을 키우기 위해 부산에 갔다가 3년 만에 뇌출혈로 쓰러졌었다. 그러나 그녀는 수우도에 다시 돌아와서 건강을 차츰 회복하는 중이다. 그런 임정옥 할머니에게 수우도는 삶의 터전이자, 고마운 섬이다.
통영 수우도에는 딱 한군데의 민박집이 있다. 바로 수우도에서 홍합양식을 하는 김평식, 소점자 부부의 민박집이다. 지난 매미태풍 때에는 비바람에 집의 절반이 쓸려 내려갔었다고 하는 김평식 씨. 자연재해 앞에 손 쓸 수 없는 섬마을 사람이지만 그래도 고향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한다. 앞으로 그의 바람은 수우도가 무인도가 되지 않고 오래 남아 있으면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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