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박 포장된 초코파이 봉지에 100달러 지폐를 숨겨 공항 수하물로 부쳐 137억원 상당을 ‘환치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직 총책 A(40)씨와 운반책 B(32)씨 등 필리핀인 2명을 구속하고, 필리핀인 환치기 모집책(39)과 한국인 환전업자 권모(57·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인의 송금 의뢰를 받고 137억원 상당의 미국 달러를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은박을 입힌 봉지에 달러를 넣으면 공항 수하물 검사에서 적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원들은 송금 의뢰를 받은 후 초코파이 봉지 1개에 100달러짜리 지폐를 5∼30장 넣어 밀봉한 뒤 공항 화물로 위장해 부치거나 B씨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이를 필리핀까지 운반하는 방법을 썼다.
B씨는 필리핀으로 달러를 운반하는 대가로 1회에 30만원을 받았고, C씨는 송금 의뢰 1건당 5천원을 챙겼다.A씨는 당일 환율과 송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해 받았다.
이들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해외로 송금하면 수수료가 비싸고 한국의 필리핀 노동자들이 소통이 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환전 고객을 모집했다.
경찰은 A씨가 1996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한 뒤 20여 년간 불법체류하면서 비슷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조사하고, 다른 외화 밀반출 조직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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