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경남 양산시에 있는 자전거 및 산업용 타이어 전문기업인 흥아의 정효택(81) 회장이다.
정 회장은 동기생 몇명과 함께 이달 6일 부경대학교를 조용히 방문한 뒤 김영섭 총장에게 “어렵게 공부하는 후배들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0억원을 내놓았다.
부경대의 전신인 부산수산대 제조학과를 1957년에 졸업한 그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일에 파묻혀 살다가 6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야 모교를 찾았다”며 “여든을 넘어 인생을 정리할 시점에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그동안 은혜를 베풀어준 세상에 작은 감사의 뜻이라도 남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정 회장은 또 “기부할 곳이 다른 데도 많지만 6·25전쟁으로 우리 사회가 가장 어려웠을 때 나의 힘든 젊은 시절을 함께해 준 모교의 후배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며 “언론 등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내가 대학에 다닐 당시에는 전쟁으로 학교 건물이 군 병원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영도에 있는 수산진흥원 옆에 임시로 판잣집을 지어 공부했는데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교실에 물이 차 책상이 둥둥 떠 다녔다”고 회고하면서 “지금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그때만큼은 아닐테니 후배들에게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1959년 흥아에 사원으로 입사한 정 회장은 1979년 부사장, 1982년에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1995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부경대가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정 회장의 아름다운 마음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뒤늦게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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