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혈액 한 두 방울로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국내 면역진단키트·바이러스검출소재 생산업체인 젠바디와 공동으로 해당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원 소속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은 키트에 사람의 항원-항체 반응을 적용했다. 항원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우리 몸에 침입한 물질을 뜻하며 항체는 이와 결합해 다른 면역세포를 자극하는 당단백질이다.
연구팀은 지카바이러스와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판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항원(바이러스) 검출용 진단 키트’를 만들었다. 지카바이러스의 일부를 흉내 낸 ‘항원’을 키트에 심어 환자의 혈액 속에 지카바이러스와 결합하는 항체가 있는지를 검출하는 ‘항체 검출용 진단 키트’도 제작했다. 감염 여부는 20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지카바이러스를 진단할 때는 환자 혈액 등에서 지카바이러스 유전자의 양을 늘려 확인하는 분자진단(PCR) 기술을 써 분석 전문가가 필요하고 진단까지 수 시간~수 일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키트를 쓰면 감염자의 혈액을 몇 방울 넣어주고 20분 뒤 색 띠가 나타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연구팀은 이달중 브라질에서 해당 진단 키트의 시제품에 대한 임상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단과 젠바디는 지난해 9월 브라질 국영 제약회사인 바이아파마(BahiaFarma)와 함께 지카바이러스 등 열대성 바이러스 감염 진단키트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정(MOU)을 체결하고 공동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판기 생명연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유용 항원-항체 기술은 열대성 감염질환 진단에 활용할 수 있고,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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