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미중 전략경제대화(S&ED) 개막식에서 “(중국의) 과잉생산이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해를 끼치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무역질서를 어지럽히는 철강·알루미늄 등의 생산물량을 더 줄이라고 압박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역시 “북핵 문제에서 양국이 지속적으로 공동보조를 맞춰야 한다”며 “북한에 계속 압력을 가하고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최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으로 제재보다 대화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중국에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전략경제대화 첫날부터 공세적으로 나선 것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북핵 제재 등 정치적 이슈는 물론 통상·환율 등 경제 부문에서 중국의 팽창주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도 철강 과잉공급 등 통상 마찰 현안에 대해 한 치의 양보 없이 반발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날 개막식 축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은 역사, 사회제도, 민중의 생각 등 각 분야에서 서로 다르고 세계는 다양하기 때문에 갈등은 불가피하다”며 “일부 갈등은 노력으로 해결 가능하지만 해결이 불가능한 갈등은 상호존중·구동존이(求同存異·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는다)의 건설적 태도로 적절히 통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중국이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때는 아무 말 않더니 이제 와서 중국의 과잉생산을 문제삼는다”며 “철강업계 생산량에서 민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2%에 달해 기업 감산을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화에는 중국의 왕양 부총리와 류옌둥 부총리,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미국의 루 재무장관과 케리 국무장관 등이 참석해 남중국해 문제와 북핵, 위안화 환율, 무역마찰 등과 인권, 사이버해킹, 기후변화 등의 현안을 논의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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