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이중적인 노동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일자리 생태계 지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생태계 지도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하청업체 구조를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 양극화 해소를 주장하며 노동개혁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너무 크고 이 격차가 갈수록 더 벌어진다는 것”이라며 “본사 정규직이 되느냐 협력사 직원이 되느냐 2차 협력사 직원이 되느냐에 따라 봉건제처럼 엄격한 신분질서가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노동시장 정책은 정규직들의 일자리를 과보호하면서 비정규직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격차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자리 생태계 지도 제작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구의역 사건은 정규직에 대한 과다한 보호가 비정규직에 대한 수탈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성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구의역 사건과 관련해 서울메트로는 얼마를 벌어 어디다 썼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각각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하청업체는 무슨 일을 하고 얼마를 가져가는지 상세히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생태계 지도가 그려져야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다”며 “첫 번째 과제는 서울메트로의 정규직·비정규직 일자리 지도 작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와 함께 혈세 투입 논란을 부른 대우조선해양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향 평준화’란 개념을 들고 나왔다. 그는 “좌파 진영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만들자는 상향 평준화를 주장하는데 이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라며 “상향 평준화는 하위 90%에 있는 사람들도 상위 10%처럼 대우해 주자는 것인데 실현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고임금에 여러 복지 혜택을 받는 정규직들이 양보하는 중향 평준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향 평준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동개혁 입법을 완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노동개혁 입법은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상층 노동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폭 양보하는 것이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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