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117930)의 신용등급이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인 ‘CCC’까지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NICE(034310)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034950)는 20일 한진해운의 수시평가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강등했다. 세 신평사 모두 등급 전망을 ‘하향검토’로 뒀다. 이들 신평사는 한진해운이 선주와의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데다 채무 재조정에 따른 손실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김용건 한신평 실장은 “지난 17일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달 27일 만기되는 무보증사채의 3개월 만기 연장이 가결됐다”며 “현대상선(011200)의 사례에 비춰 기존 채권의 손상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곽노경 NICE신평 실장은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고 용선료가 일부 연체되는 등 자금조달 여력도 제한적인데다 신규 자금지원도 미확정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은 작년 11월 처음 투기등급인 ‘BB+’로 추락한 후 현대상선의 회사채 채무불이행 우려와 함께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되며 ‘BB-’까지 내려갔다.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4월22일에는 ‘B-’로 세 계단이나 떨어졌다. 등급전망이 ‘하향검토’라서 앞으로 추가 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은 4월 회사채의 기한이익상실 등을 거치면서 현재 ‘D(디폴트)’ 등급까지 떨어졌다.
한편 한신평은 이날 조선업 정기신용평가를 통해 대우조선해양(042660)·현대중공업(009540) 등 주요 조선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한 계단씩 하향 조정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현대미포조선(010620)·현대삼호중공업은 ‘A0’에서 ‘A-’로 내렸으며 이미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대우조선해양은 ‘BB+’에서 ‘BB0’로 하향했다. 한신평은 삼성중공업(010140)의 신용등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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