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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 “베트남 저임금 이점 사라져··전문화 전략 펴야 살아남는다”

베트남 노동비용··“이미 중국 2005년 수준까지 올라”

전문화 전략 통해 부가가치 제고·현지기업과 제휴 고려해야

베트남 현지 인력의 노동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만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전략을 선회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기업의 핵심기능을 끌어올려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현지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소비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21일 ‘베트남 진출기업 값싼 인건비 전략 바꿔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생산기지로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베트남의 노동비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베트남의 노동비용은 중국의 2005년 수준과 같은 정도까지 상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재한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1년 실질구매력 가격을 고려한 GDP 대비 취업자 수는 1990년대 초반 3,000달러 수준에서 2014년 9,000달러로 3배가 증가했다”며 “오는 2025년엔 중국의 2008년까지 노동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베트남을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삼는 우리 기업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신규 법인 수는 지난해까지 3,741개로 미국, 중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15개의 신규 법인이 현지에 진출하면서 약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문제는 현지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산업 포트폴리오가 섬유·전자사업에 쏠려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사업을 확장해 왔지만 다국적 기업들의 대(對) 베트남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노동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조 부연구위원은 “TPP 등 메가FTA의 타결로 인해 노동비용이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메가FTA의 경우 역내 생산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가 증가할 경우 노동수요가 늘어나며 노동비용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생산의 공동화가 심각한 섬유산업의 전망은 더욱 우울하다. 베트남의 노동비용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 경쟁력이 사라지는 것은 불 보듯이 훤하기 때문이다.

조 부연구위원은 “단순 조립이 아닌 초기 장치투자 및 노하우가 필요한 공정에 기업의 핵심기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인력들의 전문화를 통해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의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고려할 경우 소비시장을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비시장으로의 베트남을 주목하고 베트남 시장의 접근을 위한 현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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