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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EU 정상회의서 '발전적 이별' 운 뗀다

캐머런 총리-27개 회원국 정상 국민투표 이후 첫 대면

EU 지도자들은 英 배제한채 추가이탈 방지책 등 논의

28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EU 지도부 및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국민투표 후 처음으로 대면한다. 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정식으로 착수되기 전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결별’을 위한 대화의 첫 단추를 끼울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로 건너가 EU 지도부, 회원국 정상들을 만난다. 영국 총리실은 사전 브리핑에서 캐머런 총리가 회의 기간 중 브렉시트 투표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던 현안들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양측이 서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가 오는 10월께 총리직을 공식 사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협상을 차기 총리에게 일임하겠다는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이는 캐머런 총리가 EU 지도부 및 회원국들에 탈퇴를 위한 정식 협상에 즉각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르면 탈퇴 협상은 영국이 EU에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시점부터 시작된다.

EU 내 주도권을 가진 독일도 조속한 협상 개시를 촉구하던 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2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베를린에서 개최한 합동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초기 판단을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 간 협상이 정식으로 시작되는 것은 캐머런 총리 후임의 윤곽이 드러날 9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정식 탈퇴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공식·비공식 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다만 영국을 뒤따르는 ‘도미노 이탈’을 막고 EU를 개혁하기 위한 회원국 간 대화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U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9일 EU 지도자들과 회원국 정상들은 영국을 배제한 채 비공식 회의를 열어 EU의 앞날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27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EU 고위관계자들에게 영국에 대한 ‘보복적 대응’을 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전환의 시점에는 문제해결 방법에 집중하고 이성을 잃지 않으며 서두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복적인 전제를 깔고 일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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