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글로벌 대형 이슈가 산재해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도 떨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촉발된 유럽연합(EU) 붕괴 우려를 시작으로 미국의 통화정책과 대통령선거,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여부 등 산적한 대내외 변수들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올 하반기에 기존 코스피 박스권의 상하단이 모두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올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는 1,850~2,100으로 올 상반기에 비해 상단은 100포인트가량, 하단은 50포인트가량 낮춰 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 1,930~2,200에서 1,870~2,000으로 대폭 낮췄다. 상단은 기존보다 무려 200포인트 낮췄고 하단은 50포인트 내려 잡았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실물경제 위축과 기업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브렉시트 영향을 고려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을 기존 2,200에서 2,120으로 낮췄고 유진투자증권은 하단을 1,880에서 1,842로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1,930이던 하단을 1,850선으로 낮췄으며 기존에 예측했던 상단(2,300)에 대해서도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단(2,320)을 제시했던 BNK투자증권도 하향 조정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코스피 눈높이를 낮춘 것은 브렉시트 여파가 실물경제에 끼칠 영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과 대통령선거, 중국의 경기 반등 불투명 등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곳곳이 지뢰밭일 정도로 각종 대내외 변수들이 예고돼 있다”며 “브렉시트를 계기로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환율전쟁이 가속화될 경우 증시는 또다시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2·4분기 실적발표도 변수다. 대체적으로 2·4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2·4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하단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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