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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멈추지 않는 롯데 삼부자…'공멸' 택할것인가

이종혁 기자





3일 김포국제공항으로 들어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모습은 지난해 8월을 떠올리게 했다. 그때도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누르고 경영권을 지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재차 도전을 다짐했다. 심지어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 운집한 취재진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한일 양국 시민의 표정까지 그때와 똑같았다. 신동빈 회장에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귀국하면서 롯데 총수일가 3부자는 한국에 모였다.

이들을 둘러싼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했다. 경영권 분쟁은 현재 진행형인데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하고 각종 비리를 벌인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병세는 더 악화됐다. 그가 치매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도덕성을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아버지의 뜻’을 앞세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가진 최대주주 광윤사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롯데홀딩스 주총을 세 차례나 소집하며 신동빈 회장을 압박해왔다.

그런데도 롯데 삼부자는 싸움을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무한 주총 표대결을 벌여 경영권을 차지하겠다”고 벼른다.



문제는 총수 부자가 이런 식으로 서로를 흠집내며 경영권 다툼만 벌이다가 롯데그룹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오너 일가에 대한 처벌은 법의 잣대에 따라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든, 신동빈 회장이든, 아니 신격호 총괄회장이더라도 달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경영은 별개다. “오너가 없다고 회사가 망하겠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황은 심상치 않다. 검찰 수사로 미국 액시올 인수합병(M&A)과 호텔롯데 상장(IPO) 등 롯데의 미래를 결정지을 사업들이 사실상 중단됐고 면세점 사업권을 잃은 잠실 롯데타워에는 정적이 가득하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국내 최고의 ‘현금 부자’라는 롯데도 배겨나기 힘들다.

답은 하나다. 오너 일가가 더 늦기 전에 대승적 차원에서 화합의 길을 찾아야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룹의 치부를 무기로 경영권을 찾으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느 주주가 회사를 망가뜨리고 경영권을 찾으려는 대주주를 지지하겠는가. 신동빈 회장도 내줄 것은 내주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이 혹여 “모든 것을 움켜쥐려고 하다가 생긴 것은 아닌지”에 대해 스스로 반문해봐야 한다. 그의 말대로 롯데는 한국의 기업이고 그 기업에 일하는 태반의 사람들 역시 한국인이다. 오너들의 욕심에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어서야 되겠는가.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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